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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직접 제조에 뛰어든 ‘하드웨어 스타트업’ 등장

제조 중소기업의 이노베이션 파트너…협력으로 비즈니스 창출 기대

기사입력2020-11-25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일본 정부는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제조업체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고자 양자의 협력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응은 미진한 실정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스타트업’이란 단어는 얼핏 모든 신생기업을 지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쓰임은 그와 좀 다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단어가 새로운 사업분야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회사라는 의미로 많이 쓰였다.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기업들 다수가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 분야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타트업들이 도전하는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을 개척하는 O2O 서비스의 초기 개척자들은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O2O 서비스 중에서도 숙박이나 모빌리티 분야는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격전지다.

최근에는 직접 제조에 뛰어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이혜연 수석연구원과 민트기술의 박기임 박사가 최근 함께 펴낸 ‘일본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확산과 중소 제조업계와의 상생 협력’ 보고서는 “일본 내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수는 전체 스타트업의 30% 내외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새로운 하드웨어를 기획·개발하고, 그것을 판매 또는 활용하여 서비스·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새로운 제품의 기획·설계와 판매·AS 등 서비스에 집중해 고부가가치를 추구한다. 전통적인 제조업체들이 제조와 조립에 집중하는 모습과 다른 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 하드웨어 스타트업 크로스엣지랩은 IoT 디바이스를 제작하는데, 실내에 비치하면 적외선 센서와 AI 행동학습 기술을 적용해 고령자의 실내 움직임을 분석하고, 이상 상황 발생 시 외부에 자동으로 통보해준다. 디바이스의 제조와 판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주된 활동이란 점에서 기존의 제조기업과 차이를 보인다.

미지의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스타트업들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다. 하드웨어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이디어를 반영해 실제 시제품을 만들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게다가 제조업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라면 제품의 시장 동향, 마케팅 등의 시장 조사부터 시제품 제작, 양산, 판매까지 각 공정이 모두 난관이다.

특히 생산설비 등을 갖추지 못해 양산화 다수를 기존의 제조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제조업체를 찾기 어렵고 시제품 제작 이후 단계로 넘어가는 것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본 정부는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제조업체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고자 양자의 협력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기업 혁신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기여할 수 있어=한국에도 최근 IT 분야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국내 제조 중소기업에 훌륭한 이노베이션 파트너가 될 수 있으나 우리의 대응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공공부문에서는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지역내 제조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제조업체나 VC(벤처캐피털)들은 아직까지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지역 클러스터 차원에서 전략산업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최적의 제조사를 파트너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에 특화된 펀드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과 달리 제조에 1~2년, 판로개척에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첫 매출 발생까지 3년, 목표 매출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등 상대적으로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제조 현장을 경험한 사람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기업·중견기업의 사내벤처제도를 강화하고, 제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층의 창업지원 제도를 마련해 하드웨어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 제조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베트남 등 한국 제조업이 다수 진출한 아세안 지역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해 관련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도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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