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지급 대상·방법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모두 선별지급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하지만 보편지급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기에 직종 대신 소득을 기준으로 선별지급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29일 코로나19 극복 긴급 기자 간담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묻는 질문에 “3차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급방식에 대한 정부안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정 총리는 “정부의 복안이 있지만 그것을 지금 밝히는 것은 지혜롭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현재의 복안은 말씀드리지 않고, 예결위에서 여야와 함께 정부가 의논해서 좋은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9월 이후 집행된 8조원 규모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선호한다는 관측이 많다. 당시에는 자영업자·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집중됐던 특정 업종·가구를 대상으로 한 선별지원 방식이었다. 

먼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 건 국민의힘이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선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코로나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택시·실내체육관·학원·PC방 등 피해업종 지원과 위기가구 긴급 생계지원 등을 위해서 3조6000여억원의 재난지원금을 필요한 곳에 적시에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선별지원으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에 자리에서 “특별히 더 큰 고통을 겪으시는 계층을 특별히 지원해야한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피해 지원책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찾고 야당과도 협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보편지급을 주장한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보편지급의 원칙이 관철돼야한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어 3차 재난지원금으로 21조원 예산편성을 요구했다. 전국민에게 30만원씩 지원하도록 15조6000억원을 편성하고, 567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에게 월평균 임대료의 절반 수준(1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5조7000억원 예산을 별도로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보편지급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추가해 선별 지원하는 방식이다. 

보편 또는 선별 지급 논란에, 지원방식을 둘러싼 견해차도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보편원칙에 지역화폐 지급방식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하위소득 가구에 대한 차등지원론을 주장했다. 

이재명 지사는 25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1차 지역화폐 보편지급으로 올해 2분기엔 전년대비 가계소득이 모든 계층에서 고르게 증가했고, 경제활성화 효과를 결정하는 가계소비지출도 2.7%나 상승했다”며 “현금으로 선별지급된 2차 재난지원금은 예상대로 가계소득에도, 우리 경제에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차 지원금의 생산유발효과는 1.81배(기존 소비 대체효과를 감안해도 1.45배)에 달해, 어떤 경제정책보다 월등한 경제활성화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는 신용카드 사용액만 분석한 것이므로 골목경제 활성화와 소득재분배 효과까지 감안하면, 향후 지역화폐형 보편지원 방식에 대한 ‘비난을 위한 비난’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3차 재난지원금은 소득하위 50% 전 가구에 계단식으로 지원하자”며, 소득에 따른 차등지원을 주장했다. 하위 20% 가구에 150만원, 하위 20~40% 가구에 100만원, 하위 40~50% 가구에 5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유 전 의원은 이어 “계단식으로 하자는 이유는 더 어려운 국민들을 더 도와드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종이 아니라 소득을 기준으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먹고 살기 힘든 분들이 특정 업종에만 몰려있는 것은 아니다”며 “3조6000억원을 특정 업종에만 지원하게 되면 지원의 사각지대가 너무 클 것”이란 입장이다.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국회 합의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든, 그 효과와 의미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도 코로나19 경제위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이 향후 사회안전망에 포섭될 취약계층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