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파견 납품업체 직원에게 타사 제품 판매를 시키고, 계약서에 없는 돈을 받아 회식비 등으로 사용했다. <사진=뉴시스>

롯데하이마트가 납품업체로부터 파견받은 직원에게 타사의 제품 판매업무를 시키고, 계약서에 없는 돈을 받아 회식비 등에 사용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드러났다.

2일 공정위는 롯데하이마트의 이같은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이라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6월 사이 31개 납품업자로부터 1만4540명의 종업원을 파견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하이마트는 납품업자가 파견한 종업원에게 소속 회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납품업자의 제품까지 구분 없이 판매하도록 하고, 심지어는 파견종업원별 판매목표와 실적까지 관리했다. 쿠첸 종업원이 자사 제품이 아닌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쿠쿠전자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납품업자의 파견종업원이 다른 회사 제품을 판매한 규모는 하이마트 총판매금액의 약 50.7%인 약 5조5000억원에 달했다.

또, 카드발급이나 이동통신·상조서비스 가입 등 제휴상품 판매 업무에도 종사하게 했고, 수시로 매장 청소, 주차 관리, 재고조사, 판촉물 부착, 인사도우미 등 롯데하이마트 자체 업무에까지 동원했다.

공정위는 이것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납품업체로부터 종업원 파견을 받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사항이고, 납품업체가 스스로 원하는 경우에도 해당업체 상품 판매 등의 업무에 한해서만 파견종업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롯데하이마트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 사이에는 80개 납품업자로부터 기본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약 183억원의 판매장려금을 부당하게 받았다. 이중 160억원은 ‘판매특당’ 또는 ‘시상금’이란 명목으로 받아, 롯데하이마트 우수 판매지점의 회식비나 직원 시상 등으로 사용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계열 물류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계약한 물류대행수수료 단가가 인상되자, 그 인상분을 117개 납품업체들에게 소급 적용해 약 1억9200만원의 물류대행수수료를 부당하게 받았다.

공정위는 “하이마트가 납품업체로부터 대규모 인력을 파견 받아 장기간에 걸쳐 상시 사용하는 등 그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큼에도 조사·심의 과정에서 개선 의지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동일한 법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명령 이행여부를 철저하게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규모유통업자의 납품업자 파견종업원 부당사용 관행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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