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평가를 보고받자, 시민단체들이 평가결과를 양형에 반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7일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와 국민경제를 핑계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으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건희 회장에게 형량을 바꾸지 않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당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쓴 수치스러운 대한민국 사법 흑역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실련, 민변, 경제민주주의21,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YMCA전국연맹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들에 따르면, 7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회로부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평가를 보고받았다. 이에 앞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참여연대 소속 홍순탁 회계사 등 3명으로 구성된 전문심리위원회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 3일 동안 145개 항목의 평가를 진행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전문심리위원회의 의견을 보고받는 것에 대해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해 주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준법감시위원회의 모델이 됐던 미국의 준법감시위원회는 총수 개인이 아닌 법인범죄에 고려되었던 부분”이라며 “전문심리위원회 보고서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판부가 만약 이를 양형에 고려한다면 삼성 재벌의 하수인임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범죄의 중대성을 알고 있고, 진정 삼성과 국가경제를 생각하고 있다면 경제불황을 핑계로 국민의 여론에 기대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공정하게 재판에 임해야한다”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지금 당장이라도 준범감시위원회를 해체하고 재판에 공정하게 임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야한다”고 꼬집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