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겠지만,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컸던 민간소비는 내년에 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첫 번째 요인은 기저효과다.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4.1%의 급락이 예상된다. 올해의 민간소비가 크게 낮아지니, 올해를 기준으로 할때 내년의 민간소비 성장률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보일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기저효과 외에도 실제 소비가 개선될 가능성을 함께 제기했다. “2020년 중 코로나19의 충격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소비활동과 소비심리가 서서히 개선”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으로 인해 이연되었던 소비가 다소 회복되면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가계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대면소비 및 해외소비가 감소하면서 저축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가계의 저축증가는 점차 전염병 확산세가 둔화되면 이연되었던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소비활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 시중 저금리 지속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완화 등도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점이다. 2021년 예산안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상품권 발행규모 확대, 소비쿠폰 발행, 관광활성화 정책 등이 반영돼 있다.

아울러, 2021년 중에도 주요국의 적극적 양적완화가 지속되면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채보유가구의 채무상환 부담이 낮아져 실질소득 개선 효과를 보일 전망이다.

내년 민간소비와 수출…급격한 회복은 쉽지 않아

그럼에도 회복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가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용 회복이 지체되고, 기업 수익 악화로 임금상승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은 미흡”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이미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바 있다. 내년에도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수출은 7.5%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연간 -9.8%의 급락을 기록하겠으나, 내년에는 세계경제 회복세와 전년도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해야 할 환경변화는 정부투자 확대와 자국우선주의 확산이며, 이는 언택트, 디지털,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의 경우,정부투자는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으로 인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특히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각국의 생산, 소비, 투자 확대를 위한 자본재, 소비재 등 해외수입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하루 평균 수출액은 1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0.2% 감소하겠으나, 내년에는 7.1% 증가한 19억2000만달러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역시 2019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주요 품목별로는 올해 중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출이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IT 품목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투자수요 증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석유제품, 일반 기계 등을 중심으로 비IT 품목 수출도 개선될 전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향후 2024년까지 한국 수출이 “세계경제의 저성장 흐름,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 대외 수출환경이 불리해지는 가운데 낮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포인트…정부 투자, 자국우선주의, 산업 변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10월 내놓은 ‘2021년 하나 산업 전망’ 보고서 역시 정부의 역할과 수출 등을 내년에 주목할 점으로 꼽고 있다.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해야 할 환경변화는 정부투자 확대와 자국우선주의 확산”이라며, “이는 언택트, 디지털,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정부투자의 경우,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으로 인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 장기화와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기업투자 확대는 제한적”이겠으나, “경기회복과 고용확대를 위해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기조가 유지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계속될 전망”이라 했다.

자국우선주의의 확산 역시 주목할 점으로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주요국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독자생존 추구경향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각국이 생산안보 강화와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출입 제한, 리쇼어링,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등에 나설 수도 있다고 봤다.

반면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보건위생 등 글로벌 이슈에서 국제공조는 더욱 긴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산업생태계 변화 가속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정책지원으로 언택트, 디지털,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변화가 가속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보고서는 미중 패권전쟁 와중에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원재료 공급처, 제품 수요처 등 전후방 공급망이 재조정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정유, 항운, 오프라인 유통 등은 산업 재편의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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