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2164명이 17일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학자·전문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사진=운동본부>

국민 10만명의 동의로 발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법사위 심의안건으로 상정조치 되지 않았다. 이번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지난 11일부터 법제정 촉구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17일에는 각 분야 학자와 전문가 2164명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교수, 의사, 연구원, 변호사, 노무사, 간호사, 산업위생사, 약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 학자·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산재와 참사의 피해자를 만나면서, 기업이 법을 위반한 결과 사람이 죽고 다치고 병들어도 아무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사회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이 비극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중대재해기업법 제정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사람의 목숨 값이 안전비용보다 싼 우리사회에서 기업은 위험을 관리하는데 소홀할 뿐만 아니라, 아예 위험을 외주화하고 위험관리의 커다란 공백을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며, 그렇게 증폭된 위험은 우리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의 죽음의 행렬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간사는 기자회견에서, “안전의무위반에 대해 부과되는 평균 480여만원의 현행 벌금액은, 기업활동에 전혀 지장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재범률이 97%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기업의 벌금형 처벌을 기업이윤 증대를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회에 ▲이번 임시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반드시 제정할 것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할 것 ▲산재사망이 집중되고 있는 50인미만 소기업에 대한 유예기간 없이 전면 적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후 국회 법사위원장을 만나 공동선언문을 전달하고, 임시국회 회기 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반드시 제정해달라는 의견을 다시 한 번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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