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사건 재판은 오는 30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21일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창민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한양대 교수)은 23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이재용 파기환송심 양형 반영, 무엇이 문제인가?’ 좌담회에서 “어떠한 준법감시위원회도 감형요인으로 고려하면 안된다”며, “준법감시위원회의 사후적 설치를 재벌총수 범죄의 감형사유로 명시한 판례를 남기는 건 사법부의 평판을 크게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사건 재판은 오는 30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노총, 참여연대는 공동으로 좌담회를 열고, 삼성의 준법경영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며 기업의 준법감시조직을 이재용 부회장 형량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이창민 부소장은 준법감시위를 감형 요인으로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자신의 주장을 크게 네 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 범죄의 재발방지라는 측면에서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엄밀한 근거는 없다”고 했다. 또 “준법감시위원회 같은 내부통제조직이 감형요인이 될 정도로 범죄 예방의 실효적인 수단이라는 것은 과장”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삼성그룹의 목적은 이재용 부회장 집행유예 확률 극대화”라며,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 정착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준법감시위원회를 근거로 한 감형은 재판부의 철학이라 알려진 회복적 사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창민 부소장은 미국에서도 개인의 양형에는 고려하지 않는 준법위를 양형 사유로 고려하려면 충분하고 엄밀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재판부는 과연 한국사회 재벌총수 일가의 범죄가 반복되는 것이 “준법위가 없어서”라고 답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하나의 방법만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드물다”며, 내부통제조직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동시에 사용해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처벌의 강력함이 부재한 상태에서 준법감시위원회 설치가 독자적으로 강력한 예방효과를 나타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 정착은 삼성의 목표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준법감시위가 강제력없는 조직이란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강제력을 부여하면 상법과 충돌한다는 견해에 대해 “그럼 애초에 각 계열사의 이사회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생각을 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회복적 사법은 전통적 형사사법을 대체할 수 없다. 또한 형사사법제도가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회복적 사법도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며, “만약 준감위 설치를 이유로 집행유예로 감형되면, 이건 분명한 대체이고 형사사법제도의 공정성을 흔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