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23일 발표한 고용보험 확대 로드맵. 그 자료의 제목은 ‘모든 취업자를 실업급여로 보호하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이었다. 

우선 직장기반의 현 고용보험을 소득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은 적절해 보인다. 다만 속도는 아쉽다. 소득파악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긴급한 소득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보호할 방안도 함께 내놓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현재의 사업장 중심 고용보험이 소득기반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2025년이다. 고용보험 적용 확대는 업종에 따라 단계별로 이뤄진다. 올해 10월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은 전국민 고용보험의 첫발이다. 내년 7월에는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수고용직으로 고용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노무제공 플랫폼 업종은 2022년 1월부터, 여타 플랫폼과 산재 미적용 특수고용직은 2022년 7월부터 고용보험이 확대 적용된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모든 취업자에게 소득기반으로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큰 방향에 있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단계적 추진 속도가 느린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 10개월이 넘어서야 겨우 특고 고용보험법이 개정”된 것도 늦었다며, “언제까지 임시, 단기적 정부 재정지원으로 위기를 관리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다만, 고용보험이 안전망으로 기능할 때까지 수년이 걸리니, 당면한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소득지원 대책 마련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시시때때로 재난지원금 예산을 편성하는 것보다는, 거리두기 단계와 영업제한 등이 일정 기준을 충족할 때 피해업종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겠다. 물론 전국민 고용보험의 실효성 있는 시행도 최대한 신속히 추진돼야 할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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