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법안을 발의할 때, 당과 더 상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3일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의 얘기를 전하면서 한 말이다. “진성준 의원과 관련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21일 ‘1세대 1주택’ 원칙을 담은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진 의원을 포함 12명의 민주당 의원이 서명한 주거기본법 개정안에는, 국민주거권을 구현하기 위한 3가지 혁신안을 담았다. 그럼에도 집권여당 지도부는 ‘사회주의 논란’을 초래했다는 이유 등으로, 진성준 의원에게 ‘나대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냈다. 

진성준 의원의 주거기본법 개정안은 ▲1세대가 1주택을 보유·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주택이 자산 증식이나 투기를 목적으로 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하며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하도록 했다. 

집권여당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4년 가까이 사실상 폐기했던 1세대 1주택 원칙이다. 정부 주택정책이 실패했던 이유 중 하나도, 보유주택 이외 투기수요를 규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성준 의원의 주거기본법 개정안은 1세대 1주택 원칙을 복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입법조치다. 

주거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1세대 2주택 소유자가 받는 불이익은 없다.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하지 않아도 규제대상이 되지 않는다. 주거기본법이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주택정책 수립·추진을 위한 사항을 정한 임의·훈시 규정이기 때문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SNS를 통해 “사유재산을 제약하겠다는 이런 사회주의적인 법안 공포스럽다”며 색깔공세에 불을 지폈다. 같은 날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이젠 반시장주의도 아니고 대놓고 ‘사회주의로 가즈아~’”라며 SNS에서 사회주의 논란을 키웠다.

철지난 사회주의 타령에 극우 성향의 언론도 가세했다. <‘1가구 1주택’ 못박자는 與 법안에…법학자들 “명백한 위헌, 공산국가 말고는 이런 나라 없다”(조선비즈, 12.22)>, ‘1세대 1주택’ 법으로 못박자는 진성준...野 “사회주의 가즈아”(중앙일보, 12.22)>, <野 “1주택법,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헌법상 재산권 침해 지적(동아일보, 12.22)> 등등.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두고 김현아·박수영 의원과 극우 성향 언론은 사회주의·공산주의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는 사회주의 등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하지 않는다.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이 자신의 집에 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1세대 1주택 원칙을 사회주의로 몰아가기에는 명분이 없음을 국민의힘도 잘 알기 때문이다.  

1세대 1주택 원칙을 명시한 주거기본법 개정안. 집권여당 최고위원회가 염려하듯, 이념공세에 저지 또는 좌초될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1세대 1주택 원칙을 사실상 부정하는 국민의힘과 대척점에 서, 1세대 1주택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주택정책 성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 당부한다. 1가구 1주택 원칙을 강조하는 진성준 의원의 입을 막지 마라.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