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인수 DH, 요기요 6개월 내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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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인수 DH, 요기요 6개월 내 팔아야 공정위, “국내 배달앱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

기사입력2020-12-28 17:1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위가 배민을 인수한 DH에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국내에서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SE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취득하는 M&A건에 대해 요기요 매각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성욱 위원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했다고 밝혔다.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해 12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주식 88%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달 말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1년여의 심사 끝에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에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 전부를 6개월 이내에 제3자에 전부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매각 시한은 6개월 범위 내에서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매각 완료시까지 현상유지 명령도 내렸다. 매각대상인 요기요 배달앱 서비스의 품질 등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고 매각대상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요기요와 다른 배달앱은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또 음식점에 적용하는 실질 수수료율 변경을 금지하고, 소비자 프로모션 차별이나 요기요 배달원의 근무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다른 배달앱으로의 전환을 강제하거나 유인하는 행위 역시 금지했다.

브리핑에서는, 요기요 매각이라는 조건을 두고 두 회사의 결합을 사실상 불허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요기요 매각이라는 조건부 승인은 동 건 결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쟁제한적 우려는 해소하고, 경쟁을 통한 혁신은 촉진될 수 있도록 경쟁구조는 유지하면서도 기업결합 자체는 허용해 딜리버리 히어로의 물류기술과 우아한 형제들의 마케팅 능력의 결합 등 시너지 효과는 발생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양사가 기업결합의 목적이라고 주장한 시너지효과는 발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배달앱 간 경쟁은 남겨두는 방향으로 내린 결정이란 것이다.

요기요 매각을 요구한 이유는 양사의 결합으로 배달앱 시장을 DH가 완전 독점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에서 기인한다. 공정위는 양사의 결합으로 영향받는 배달앱시장, 음식배달대행시장, 공유주방시장 모두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배달앱 시장점유율 합계 99%=공정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배달앱 시장점유율이 2019년 거래금액 기준으로 99.2%에 달했다. 공정거래법이 정한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은 점유율 50% 이상으로 1위 등인데, 이 기준을 크게 상회한다.

공정위는 “플랫폼 양면의 상황을 나타내는 음식점 수수료, 이용 소비자 수 등 다른 지표를 살펴보더라도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두 서비스 이용자가 서로를 차선의 선택으로 이용하고, 배달앱 간의 유사성도 높으며, 많은 음식점들이 배민을 1차적으로 이용하면서 2차적으로 요기요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경쟁제한 우려의 근거로 들었다.

다른 배달앱의 경쟁압력도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앱이 없었고, 쿠팡이츠가 최근 일부지역에서 성장하고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당사회사에게 충분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혜택 감소, 음식점 수수료 인상 등 경쟁제한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할인 프로모션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음식점 측면에서는 수수료 할인 경쟁 축소는 물론 입점 음식점들에 대한 수수료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실제로 이번 기업결합이 추진된 이후인 올해 쿠팡이츠가 약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민과 요기요 입점 음식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불변이거나 오히려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음식 배달대행과 공유주방 시장에서도 경쟁제한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결정에 대해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거래유형이면서도 음식점, 라이더 등 배달외식 분야의 여러 중소상공인과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점을 감안해 면밀하면서도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