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일선에서 고생중인 의료진과 방역업무 관계자들에게는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 <사진=뉴시스>

“우리는 인류 문명 존속을 위한 전쟁을 치른 위대한 시대, 위대한 세대에 대해 들으며 자랐다. 그런데 우리 시대에 우리가 다른 종류의 거대한 전쟁을 맞이하게 될 줄은 몰랐지.”

올해 4월 시사인 656호에 실린 굽시니스트 작가의 ‘본격 시사인만화 2060년, 반추’는, 2060년의 어느날 할머니가 손주에게 코로나19 당시 상황을 돌이켜 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전세계에서 펼쳐진 거대한 전쟁의 적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뿐만이 아니었으며, “역병은 벽과 혐오, 공황, 적자생존주의 같은 인류의 오랜 적들을 달고 왔다”고 회고는 이어진다. 이 만화가 나온 4월 이후 인류의 오랜 적들은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해 역병과 함께 전세계에 피해를 남겼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방역과 경제 두 개의 전선에서 벌어진 양면전쟁이란 점도 큰 문제다. 하루 벌이로 먹고 사는 소상공인들에게는 거리두기와 방역조치 동참이 정말 힘든 일이다. 전세계 정부들은 경제와 방역의 양면 압박 속에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는데 힘을 쏟아야 했다.

한국 역시 2020년 한해 동안 방역과 경제 두 차원의 전쟁을 힘겹게 치러냈다. 힘든 한해였지만 시민들은 열심히 마스크를 착용했고, 수많은 소상공인들은 방역을 위한 영업제한을 받아들였다. 방역당국은 빠른 검사와 추적격리로, 경제당국은 재난지원금이나 고용유지지원금 등으로 두 개의 전선을 지켰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아쉬운 장면도 찾을 수 있지만,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코로나와 싸우기 위해 분투한 모두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추운 겨울 일선에서 고생중인 의료진과 방역업무 관계자들에게는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방역을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많이 남은 듯하다. 또, 코로나19와의 싸움은 한두나라 차원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일이란 점도 잊어선 안된다. 백신과 치료제가 최고의 해법이지만, 나라마다 보급과 접종 속도가 제각각이다.

세계경제의 복원은 더욱 큰일이다. 나라마다 코로나 종식 속도가 다르니, 사람과 물자의 이동 제약을 어떻게 풀 지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더욱 큰 문제다. 모쪼록 전세계 차원의 코로나 종식이 조속히 이뤄지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 제약도 그에 맞춰 합리적으로 풀려 나갔으면 한다.

앞서 인용한 굽시니스트 작가의 만화에서 2060년의 할머니는, 전세계가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와 싸워나가는 장면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노력을 나눔에 있어 서로 먼저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았기에 그 전쟁 또한 위대한 시대, 위대한 세대로 기억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한다.

먼 미래에 코로나19 사태와 어느새 다가 온 2021년을 돌아보면서 “위대한 시대, 위대한 세대”라고 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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