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지난해 12월15일 플랫폼 사업자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 Act, DMA)’을 발표하면서, DMA 영향권에 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해당 법인 기술혁신과 성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 시장법을 어기면, 해당 기업의 전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내야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경우를 보면, 30조원에 육박하는 벌금이 가능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유럽연합 디지털법안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시장법은 유럽 27개국에서 영업하는 기업들이 공정경쟁 환경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지켜야할 규정이다.

◇디지털 시장법에 삼성전자도 해당=이 규제의 영향을 받는 기준은 ▲유럽 내 이용자가 4500만명이 이상이고 ▲유럽 내 연매출이 8조원 이상이며 ▲3개 이상의 회원국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IT기업이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은 미국의 페이스북·구글·아마존·애플·마이크로소프트, 중국의 알리바바·바이트댄스, 네덜란드의 부킹닷컴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등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핵심 플랫폼 서비스 제공사업자는 추정기준을 충족하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EU집행위원회에 제공해야한다. 집행위원회는 사업자가 제공한 정보 또는 시장조사를 통해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게 된다.

게이트키퍼의 핵심적인 의무사항은 상호운용성, 데이터공유, 데이터 이동성 등이다. 특히 운영체제와 검색엔진을 특정해 상호 운용성 또는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 했다. 즉 앱 사용 빈도 같은 광고 관련 척도도 광고주와 배급사에게 무료로 제공해야하며, 아이폰 사용자가 처음 아이폰을 살 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애플의 앱을 지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플랫폼 대기업의 독점을 규제한다=법이 정한 핵심적인 금지는 자사서비스 우대, 끼워팔기, 데이터 부당이용, 거래거절, 최고대우 요구 등이다.

또 제3자의 유사한 서비스나 상품과 비교해, 게이트키퍼 자신 또는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제3자에 의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상품의 순위를 더 유리하게 취급해서는 안되며, 그러한 순위에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의 검색기능을 유튜브 알고리즘에 반영할 수 없다. 또, 애플의 경우 자사제품 앱 스토어 검색 시 자체 앱 외에 다른 소규모 앱을 함께 표시해야한다.

게이트키퍼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하려면, 당국에 사전신고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부분별하게 M&A를 해, 몸집을 불리고 시장을 독점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다.

◇전세계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디지털 시장법을 위반하는 경우 전세계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행강제금으로 전세계 매출액의 최대 5%까지 부과 가능하다.

또 조직적으로 위반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한 다른 효과적인 수단이 없을 경우, EU내 플랫폼 운영이 중단되고 사업·자산 매각 등 구조적 조치까지 가능하다.

디지털 시장법이 최종 승인돼 적용되는 시기는 2023년 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시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에서의 독점을 막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혁신기업과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조치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만큼 디지털 시장법의 향후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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