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11월 수출기업 80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들은 사업계획 환율을 1138원 선으로 설정하고, 기업이 목표로 한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1166원 그리고 손익분기점 환율은 1133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올해 1월1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95원. 최근 환율이 1090원과 1100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어 지난해 기업들이 사업에 반영했던 환율과 괴리가 상당해, 수출 중소기업이 환율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변동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환율변동에 따른 환헤지와 단가·비용 조정 등 전술적인 방법을 준비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석재 한국무역협회 외환전문 컨설턴트는 한국무역협회가 20일 개최한 ‘무역업체 환리스크 관리기법 특강’에서 “외환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들어 달러는 깜짝 반등했다”며, “달러를 대가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환율의 낙폭이 심해 환리스크 관리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컨설턴트는 최근 환율 변동성이 심해 환율 방향성을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환율은 예측이 아닌 대응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환율변화에 따라 어떻게 관리하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기업 실정에 맞는 관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컨설턴트는, 미래의 환율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규모를 줄이는 환헤지는 향후 환율변동과 관계없이 기업의 영업손익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함으로써 보다 더 안정적인 경영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모든 거래건에 일률적인 환리스크 헤지를 적용하기 보다는 전술적인 헤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헤지만으로 영업이익을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바이어와 논의해 수출단가를 올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환율 관리기법은 기업 내부의 시스템을 이용해 외부 비용지출 없이 환율을 관리하는 ‘대내적 관리기법’과 외부 금융기관을 통해 환리스크를 제거하는 ‘대외적 관기기법’이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구조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외적 관리기법에 해당하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외적 관리기법은 ▲선물환거래와 ▲환변동보험이 있다.

◇선물환거래=선물환거래는 거래일로부터 제2 영업일을 초과한 미래의 일정시점 또는 특정기간에 약정환율(선물환율)로 외환을 인수·인도할 것을 은행과 현재시점에 약정하는 외환거래로 헤지 거래의 대표적인 파생상품이다.

◇환변동보험=환변동보험은 수출기업, 특히 환리스크관리 여건이 취약한 중소수출기업이 환리스크를 쉽게 헤지할 수 있도록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도입한 보험제도다. 만기시점에 보장환율과 결제환율을 비교해 기업이 손실을 입게 되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기업에 보험금을 보상(지급)하고, 이익을 보게 되면 이익금을 환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외부 비용없이 내부 시스템으로 헤지하는 ‘대내적 관리기법’

대내적 관리기법은 ▲매칭(Matching) ▲상계(Netting) ▲리딩 앤 래깅(Leading & Lagging) 등이 있다.

◇매칭(Matching)=매칭은 외화자금의 유입과 유출을 통화별, 만기별로 일치시켜 외화자금 흐름 불일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리스크를 내부적으로 제거하는 기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의류 수출기업 A사가 원단 20만불을 향후 2개월, 10만불을 향후 3개월이 되는 날짜에 결제(지급)하는 조건으로 수입계약을 한 경우, A사는 원단을 가공해 수출하면서 50만불을 2개월, 25만불을 3개월 되는 날짜에 받는 조건으로 의류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각 일자에 받은 대금으로 원단 수입대금 2건을 달러로 결제함으로써 환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상계(Netting)=상계는 거래자 간에 발생한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금액을 서로에게 이동시키지 않고 차액만 정산하기로 사전에 합의하는 기법으로 비용 절감 및 환리스크 감소 효과가 크다.

자동차 부품 50만불을 수입한 기업이 수출기업에 10만불의 불량품 통보를 하고 이에 대해 수출기업이 보상하기로 합의했다면, 수출기업은 불량품 10만불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수입기업에 지급(송금)하지 않고 차기에 받을 수출대금에서 10만불을 차감한 금액만 지급(송금)해 줄 것을 수입기업과 사전에 합의함으로써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외국환거래 규정 제5조, 제4조에 따라 해당 사항을 사전 신고하거나 사후 보고해야한다. 이를 어길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어 유념해야 한다.

◇리딩 앤 레깅(Leading & Lagging)=리딩 앤 레깅은 환율 예측을 바탕으로 외화자금 수급의 결제일을 의도적으로 앞당기거나(Leading) 후일로 지연시키는(Lagging) 기법이다.

예를 들어 리딩기법의 경우 향후 환율상승이 예상될 경우, 수입기업은 예정돼 있는 수입대금 결제를 앞당겨 실행할 수 있다.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하락이 예상된 경우, 수출대금을 조기에 회수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을 앞당겨 환전하면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레깅기법을 활용하면 향후 환율상승이 예상될 경우, 수출기업은 보유중인 외화예금의 환전을 뒤로 미뤄 실행할 수 있다. 수입기업은 환율하락이 예상될 경우, 예정돼 있는 수입대금 결제를 후일로 지연시켜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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