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44명, 시중은행 42명, 증권사 21명, 보험사 17명 등 2010년에서 2013년까지 금융권 낙하산 인사는 총 124명으로 집계됐다.   ©중기이코노미

또 지난 정부 당시 금융권 대표적인 ‘낙하산’으로 꼽혔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른바 4대 천왕) 등 낙하산 인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비등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2013년부터 올초까지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등 낙하산 인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낙하산 인사 현황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금융지부와 금융경제연구소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김기준 의원 등이 9일 국회에서 주최한 ‘금융 부문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2010~2013년 낙하산 인사현황(민병두 의원실 자료, 중복포함)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4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시중은행 42명, 증권사 21명, 보험사 17명 등 금융권 낙하산 인사는 총 124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사의 경우는 하나금융지주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C금융지주 11명, 신한금융지주 7명, 우리금융지주 5명, KB금융지주 4명, 한국씨티금융지주 3명이었다.

시중은행 가운데 SC은행이 총 1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최근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간 갈등을 빚은 KB국민은행이 9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씨티은행 7명,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각 4명, 신한은행 3명 순으로 집계됐다.

낙하산 인사는 은행과 금융지주에만 머물지 않았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그리고 증권사까지 포진해 있다. 생명보험사 중에는 한화생명 5명, 삼성생명 4명 순이었으며 손해보험사에선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이 각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는 대우증권이 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현대증권 6명, 우리투자증권 5명, 삼성증권 1명이었다.

 

이들 금융기관의 낙하산 인사는 옛 재경부, 재무부 그리고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눈에 많이 띄어 ‘모피아’ ‘금피아’라는 말이 무색치 않았다.  



업권별 모피아-금피아 낙하산 인사 현황

감사는 [감], 사외사는 [사], 대표이사는 [대표], 4년 합계, 중복 포함<자료=민병두 의원실>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낙하산 인사는 여전했다. 이날 토론회 자료집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2013년부터 올 3월까지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등 총 17명의 낙하산 인사가 금융권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간의 대립이 불거지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정치권과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금피아(금융감독원 출신), 감사원 퇴직자들의 낙하산 인사 문제가 사회 관심사로 부상했다”고 지적하며 금융기관 내부 개혁과 관련한 3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전 교수는 △금융기관 임원 자격 요건을 3년 이상 금융분야 종사자로 강화하고 △대표이사 및 감사의 연대 책임을 명시해 임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하며 △지주회사 책임성 강화를 위해 자회사 경영관리와 관련한 금융지주회사 및 그 임원의 감독 책임 및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금융시장 환경 개혁을 위해 5가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개정 △퇴직 공직자 등록공시제 신설 △금융 분야 로비스트 사전 등록제 필요 △금융감독 담당자의 재량 및 책임성 강화 △금융감독원 직원에 대한 선택적 정년보장제 시행 등이다.

박근혜정부 이후 금융권 낙하산 인사 현황

‘금융 부문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 토론회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이날 토론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원내대표는 “금융권 인사가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하면서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70~80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거대한 금융조직의 경영과 글로벌 전략에 걸맞는 금융권 인사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실질적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준 의원도 “오래전부터 금융권은 모피아 문제로 인해 각종 악습과 폐단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건전한 금융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금융지주회사의 내부통제 기능 및 경영전반에 관한 사항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어떻게 바꿀지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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