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피해가 큰 여행과 관광업 기업들은 4분기에나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1월 텅 비어버린 인천공항 1터미널 여행사 부스 <사진=뉴시스>

국내기업의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가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정상화를 기대하는 업종이 있는 반면,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큰 업종들은 연말이나 내년 즈음에나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일 발표한 ‘코로나사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국내업체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업활동 정상화 시기는 올해 3분기와 4분기라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업종별로 정상화 시기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가장 빠른 회복을 예상하는 정유산업은 올해 2분기말이란 예상이 주를 이뤘다. 집콕과 주택공급 확대로 도약의 호기를 맞는 가전과 건설업은 3분기 중에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과 자동차 분야 기업들도 3분기 말에는 사업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피해가 극심한 항공·여행과 사업서비스 기업들은 4분기에나 정상화를 기대했다. 공연문화는 이보다 늦은 내년이후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더욱 가속될 것=코로나 사태가 미친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의 75.8%는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생존까지 위협받았다’고 응답한 기업도 8.3%에 달했다. 반면 사업에 ‘다소 도움이 됐다’는 응답기업은 14.6%, ‘좋은 기회였다’는 기업은 1.3%에 불과했다.

또한 생존위협이나 피해를 입은 기업 중 41.1%는 비상경영을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경영에 들어간 이유로는 ‘매출급감’(79.0%)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임금감축 등 경비절감’(71.9%)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휴직·휴업’(50.0%), ‘인력축소’(42.1%) 등 인력 관련한 조치들의 비중이 높았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한국경제는 OECD국가 중 역성장 폭이 가장 적을 정도로 선방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부양조치가 작용한 덕분이다”면서, “변종 코로나 확산,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여전히 많아 이에 대한 대비를 지속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촉진된 디지털화, 무인화 등의 변화는 코로나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 사태 종식이후 경영환경에 대해 변화가 가속화·확산될 것이란 응답이 40.4%에 달했다. 코로나 때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도 32.5%에 달한 반면, 이전으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은 27.2%에 그쳤다.

이전 방식으로 회귀하기 어려운 분야로는 ‘영업·마케팅활동’(46.1%)과 ‘근무형태(2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채용·교육’(18.9%), ‘기획전략’(12.3%), ‘자금조달·결제’(11.4%) 등의 순서로 답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의 변화트렌드를 기회요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1점(위기요인)부터 5점(기회요인) 사이로 점수를 매긴 평가에서 디지털·바이오 등 ‘신산업 부상’에 3.34점의 높은 점수를 매겨 기회요인을 높게 평가했다. 또 ‘친환경 트렌드 확대’(3.20), ‘글로벌공급망(GVC) 재편’(3.18), ‘비대면 온라인화’(3.17)에 대해서도 위기보다 기회쪽에 치우진 평가가 내려졌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종식 이후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속도는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 중’(29.1%) 또는 ‘계획마련 중’(30.5%)인 곳이 ‘59.6%’에 달했는데,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71.8%로 대응을 추진하는 비중이 높았다. 반면 중소기업은 52.6%만이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세제지원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해야=정부의 코로나 사태 대응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57.7%가 ‘적절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자금과 세제지원’(64.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고용유지 지원’(15.6%), ‘규제개선’(10.6%), ‘출입국 개선’(6.3%)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이후 대응을 위한 정책과제에서도 자금과 세제 지원정책을 지속해 달라는 응답이 49.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신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13.6%), ‘법·제도 합리화’(11.9%), ‘해외진출 지원’(8.9%), ‘인력수급 원활화’(8.9%), ‘한계사업의 전환 지원’(7.0%)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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