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이사회와 위험관리위원회가 사모펀드의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경각심을 갖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면, 사모펀드 부실 피해를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참여연대가 3년간 5대 금융지주회사의 이사회와 위험관리위원회 안건을 살펴본 결과, 사모펀드 피해 발생에 대한 대응과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이 회의 안건 제목으로 직접적으로 명시된 경우는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이사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안건 3건에 불과했다. 농협과 KB는 관련 안건이 없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9년 11월 정기이사회에 ‘라임자산운용/독일헤리티지신탁 관련 이슈 점검’을, 하나금융지주는 같은해 10월 정기이사회에 ‘금리연계 DLF 현황’을 보고안건으로 상정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같은 달 리스크관리위원회 보고안건으로 ‘고객자산 리스크관리방안’을 상정했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이사회,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올린 사모펀드 및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안건 3건도 2019년 DLF, 라임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이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들이 이에 연루됐기 때문에 그나마 이사회 등 안건으로 다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만약 이 문제가 이슈화되지 않았다면, 이사회나 위험관리위원회에서 사전에 사모펀드의 위험성을 인지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논의를 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KB증권은 이후 라임 펀드 부실로 피해를 양산한 또다른 주요 금융회사로 지목됐으나, 당시 신한금융투자가 여론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아 비판의 주 타깃에서 벗어난 상황이었으므로 해당 사안을 굳이 이사회, 위험관리위원회에서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추가로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남긴 NH투자증권의 지주회사인 농협지주회사 역시 표면적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사모펀드 판매 관련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를 문제삼지 않았고, 이사회나 위험관리위원회 등에서 다루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사회와 위험관리위원회가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운영 실태와 리스크 모니터링 결과 등을 보고받고 관리계획을 의결해왔다며, “이사회와 위험관리위원회가 사모펀드의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경각심을 갖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면, 사모펀드 부실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에 금융소비자보호 및 금융공공성의 관점에서 목소리를 내고 의제화할 구성원이 포함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20년 9월 말 기준으로 5대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 37명 중 “금융소비자를 대변하거나 공익적 활동 경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인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맡았던 KB금융지주 정구환 이사, 단 한명에 불과”하다며, “금융공공성과 금융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보호·권익 강화를 위한 최소한의 인사는 선임될 필요가 있어보이므로, 금융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서도 공익적 활동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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