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기업지원단 김형봉 전문위원

우선 대표적인 바이든 경제정책(바이드노믹스)을 꼽으라면 기후관련 정책, 즉 탄소규제정책과 연관된 신재생에너지 정책일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우선시하는 경제정책과 무역정책이 전개될 것이다. 올해 취임식을 하자마자, 1호 행정명령을 한 것이 파리기후협약 복귀명령이었다. 그만큼 바이드노믹스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환경 및 에너지 정책이 될 것임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시작으로 저탄소 인프라 구축, 탄소배출 제로 정책, 탄소국경세 도입 등 기후환경 정책을 핵심이슈로 표방하고 있다.

또 한가지 핵심 경제공약을 보면, 중산층 재건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더 이상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겠다는 얘기다. 추가 경기부양책을 필두로 법인세와 고소득자 세율 인상, 최저임금 인상, 노동권 강화,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 등을 통해 중산층을 재건하겠다는 방향을 잡은 것이다.

◇환경정책…기회이자 위기=그동안 바이든은 ‘지구환경을 살리지 않고서는 미래는 없다’라는 절박한 정치·경제적 소신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데, 지구 온난화를 막지 않으면 자신이 정치하는 존재가치가 없음을 피력한 것이다.

따라서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가와 산업의 경우, 환경이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는 어느 나라에는 위기를, 또 다른 어느 나라에는 기회가 될 것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그것을 대체하는 신산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국가나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과 한국이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주류를 이루고, 1차 제조업이 많아 탄소배출량이 많은 중국에는 산업전환이라는 과제가 주어졌고,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반면 한국은 2차전지 및 수소경제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산업분야를 선도하며, 이미 변화의 주도권을 가지고 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달러강세…지금 대비해야=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이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닛 옐런은, 통화공급 확대 정책으로 인해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달러에 대한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표현과 함께, 전 세계국가에 대해서도 자국 화폐에 대한 환율조작을 적극 저지할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피력했다. 이는 어떤 면에서 환율전쟁에 대한 선전포고 성격이 내포돼 있고, 딱히 대상국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향한 발언으로 보고 있는 것이 글로벌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중국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과 베트남 등 소위 수출주도형 국가에 해당되는 사안이기에, 긴밀한 대응과 전략이 중요하다. 즉,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달러약세 현상을 인위적으로 돌리려고 하지는 않겠으나,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고 어느 정도 실물경제가 상승으로 돌아가는 시점에는 달러강세로 전환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달러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금리가 바운드 턴(bound turn) 할 경우,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긴축발작)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통화를 풀다가 어느 시기에 달러 환수정책, 금리인상 정책 등을 시행하게 되면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돼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지금부터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

통화공급 확대 정책으로 달러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어느 시기에 달러 환수정책, 금리인상 정책 등을 시행하게 되면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돼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게 되니, 지금부터 이를 대비해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덧붙여, 바이든 경제팀의 주요 인물을 보자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외에도 캐서린 타이(무역대표부 대표), 브라디언 디스(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세실리아 라우스(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캐서린 타이는 대만계 미국인으로서, 중국과의 무역전쟁 전초기지를 맡고 있어 중국이 긴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브라이언 디스의 경우는 기후협상의 대표적 주자이며, 세실리아 라우스는 노동경제 전문가다. 이는 기후환경 문제를 중국과의 무역정책에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금융규제에 강경한 인사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구글, 아마존 등 공룡 독점기업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블랙홀화 되어 감에 따라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그리고 중산층이 열악한 환경에 놓이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도 독점적 산업구조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가 될 수 있다.

◇초미의 관심사…미중관계=초미의 관심사는 앞으로의 미중관계다.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은 “중국의 불공정, 불법적 관행이 미국의 기업들을 약화시켜 왔고 이에 맞서 싸워야 하며 바이든 정부에서는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침없이 표현했다. 또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트럼프 방식에 동의는 못하지만 원칙은 옳다”라는 견해를 나타냄으로써 바이든 정부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치열한 외교적·통상적 전쟁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바이든과 트럼프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일방주의라고 한다면 바이든 정부는 다자주의 방식을 표방한다는 점이다. WTO(세계무역기구)를 다시 활성화시켜 글로벌 국가와 연대함으로써 중국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2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될 G7회의에 한국, 인도, 호주 세 국가가 초청을 받았다. 즉 G7회의가 G10회의가 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다자주의 정책의 일환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중간의 무역, 통상, 환율 전쟁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피해를 입은 한국으로서는 어느 정도 중립적 기반을 견고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과 다자주의를 중요시하는 만큼 향후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우리의 동참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기도 한 만큼 양측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게 특히 중요하고, 다자주의의 끝은 결국 네 편과 내 편을 구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치밀한 외교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위기와 기회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시기다. 한국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하고 버팀목이 될 외교정책 또한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중기이코노미 기업지원단 김형봉 전문위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대중 압박, 금융제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 관련기사 ㅣ 바이든…트럼프와 다른 차원의 불확실성 시대
• 관련기사 ㅣ 美 경기부양·친환경 긍정…자국 산업보호 부정
• 관련기사 ㅣ 탄소국경세 대비해 기업 친환경 투자 서둘러야
• 관련기사 ㅣ 미 바이든 시대…환경정책 대응 위기이자 기회
• 관련기사 ㅣ “백신 효과·바이드노믹스…세계경제에 영향”
• 관련기사 ㅣ 러스트벨트 출신·노조 지지기반 바이든 선택은
• 관련기사 ㅣ 바이든의 코로나19 대응 한국경제 회복에 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