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자들은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 정보를 주요한 투자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인 반면,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업 비재무 정보의 신뢰도와 질적 수준은 아직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업의 ESG 정보를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하고자 하는 이해관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화된 플랫폼을 제공하고, 국내기업 실정을 감안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발행한 ‘국내기업 비재무 정보 보고서 발간 형황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국내기업이 작성하는 비재무 정보 보고서는 대기업 위주로 편중돼 있다. 무엇보다 비재무 이슈의 재무적 영향을 파악하기 어려워 투자자나 이해관계자의 활용도가 떨어져, 국내기업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비재무 보고서 대기업에 집중…이해관계자 활용 낮아

국내에서는 비재무 보고서 내용과 작성방식에 대한 법적인 규제 없이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대부분의 비재무 보고서의 경우,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IR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한 통합보고서 등으로 구분된다. 이밖에도 지배구조, 인권, 환경, 사회공헌, 동반성장과 같은 특정 이슈에 대해 정기적으로 성과를 공개하는 보고서도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05년 이후 국내기업, 공공기관, 기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서 비재무 보고서를 발간했다. 비재무 보고서를 발간하는 조직 수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0년 이후 정체됐다. 특히 신규로 발간되는 비재무 보고서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비재무 보고서를 발간하는 국내 상장기업은 유가증권 상장기업, 그 중에서도 상위 200개 기업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비재무 보고서 발간이 규모가 큰 기업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보고서는 기업의 ESG수준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이해관계자가 늘어남에 따라 비재무 정보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지만, 비재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 발간은 정체돼 있고 보고서를 발간하는 조직 또한 충분한 인적·물적 자본을 갖춘 기업에 국한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ESG 정보공개 수준이 우수한 기업의 경우에도 재무적인 영향을 나타낼 수 있는 통일된 가이드라인과 방법론의 부재로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활용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비재무 정보 보고서 활성화 위해 단일 플랫폼 필요

보고서는 국내기업의 비재무 정보 보고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비재무 정보 보고를 위한 단일화된 플랫폼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 사업보고서와 같이 단일한 플랫폼에 공통된 형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보고서 발간에 수반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기업의 ESG 정보를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하고자 하는 이해관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될 수 있다.

국내기업의 실정을 감안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SASB스탠다드, IR프레임워크 등의 가이드라인은 보고기간 동안의 정성적·정량적 성과를 보고하는데 그쳐 재무적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재무 이슈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론, 지표, 가이드라인 등을 개발하자는 제안이다. 이를 통해 비재무 이슈의 중요성을 높이고, 비재무 정보를 투자 의사결정의 유용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국내기업이 동반성장, 공정거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하도급 근로자 안전보건 등을 주요한 이슈로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지만, 정보의 질적 수준이 제각각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공신력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국내 주요 비재무 이슈를 접목시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업으로 하여금 비교가능성, 정확성, 신뢰성 있는 비재무 정보를 제공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양극화, 환경파괴, 비윤리 경영…기업 리스크
• 관련기사 ㅣ ESG 경영철학 ‘착한 기업’이 돈 버는 시대 왔다
• 관련기사 ㅣ 무디스, 한국의 ‘환경·사회·지배구조’ 최고등급
• 관련기사 ㅣ CSR 지원사업 활용해 기업 경쟁력 높여야 한다
• 관련기사 ㅣ 중소기업 CSR, 교육과 홍보 더 많은 시간 필요
• 관련기사 ㅣ EU, 유럽 내외 협력기업까지 경영 투명성 요구
• 관련기사 ㅣ 이해관계자 요구 어떻게 경영에 반영할 것인가
• 관련기사 ㅣ 지속가능경영, 윤리경영…이제는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