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치사슬이 둔화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Reshoring)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리쇼어링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시설을 본국으로 이전하거나 자국 내 생산기반 투자를 확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리쇼어링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국의 리쇼어링이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혁신으로 촉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리쇼어링 성과는 여전히 낮다. 세금감면, 고용보조금 등과 같은 지원 외에도 ICT 기술을 활용한 제조공정 혁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행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기술혁신과 리쇼어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리쇼어링 성과는 미흡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유턴기업 수는 2017년 4개사에서 2019년 16개사로 4배 증가했지만, 2019년 이후로는 뚜렷한 추세적 증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자동차, 쥬얼리 등에서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가 나타나고 있으나,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제조강국 리쇼어링 지원 확대=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 제조강국을 중심으로 인건비가 싼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시키던 오프쇼어링이 축소된 반면, 해외로 진출한 제조업 기능을 본국으로 되돌리려는 리쇼어링 움직임은 커지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미국의 리쇼어링은 200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 리쇼어링 지수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리쇼어링이 활발하다. 2010년에는 95개사가 리쇼어링을 결정했지만, 2018년에는 886개사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정부는 리쇼어링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중 6000만 달러(약 720억원)가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로 할당됐다.

유럽의 리쇼어링은 2016년 이후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나타났으며 중국에서 회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4년~2018년 사이 이뤄진 총 253건의 리쇼어링 중 제조업은 총 218건이며, 전체 리쇼어링의 86.2%를 차지한다.

일본 또한 적극적인 기업환경 개선 및 자국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본 기업을 자국으로 복귀시키는 한편,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 2006년~2018년까지 총 7663개의 기업이 일본으로 복귀했으며 연평균 587개사로 이는 미국보다 많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긴급재정자금을 자국 복귀기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과감한 보조금 지원책을 마련했다.

◇4차 산업혁명 선도국서 활발=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한 국가들의 리쇼어링이 확대되고 있는 현상이 신기술 기반의 제조혁신으로 촉발된 것으로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이 상대적으로 진전된 34개 OECD회원국을 대상으로 리쇼어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ICT산업의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더 많은 리쇼어링이 일어났다.

스마트 생산기술을 활용할 경우 개도국 인건비와 격차가 줄어들어 기업의 리쇼어링을 유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따라 주요 선진국들은 기업의 리쇼어링 기반 마련을 위해 ICT 및 공장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Manufacturing USA’를 통해 중소기업의 고부가가치 사슬 강화 및 첨단 제조업 혁신을 통한 리쇼어링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ICT기술 활용 및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목표로 ‘Industry 4.0’ 전략을 추진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의 리쇼어링을 유도하고 있다.

GE의 생각하는 공장<사진=한국무역협회>

◇제조공정 혁신을 지원해야=우리나라는 제조업의 혁신 정도는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R&D 총지출 비중은 주요국 대비 2위이며, 고위기술 제조 수출비중은 6위, 고위기술 특허비중은 3위, ICT발전지수는 2위를 각각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대비 해외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는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제조혁신이 리쇼어링의 밑거름이 되도록 다각화된 시각에서 정부 및 기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유턴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고용보조금 지원 외에도 ICT기술을 활용한 기업의 제조공정 혁신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성공적인 제조공정 자동화 도입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제조업 생태계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패러다임 전환도 수반돼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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