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5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등이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형사처벌과 책임 촉구 및 정부·국회의 문제해결 촉구 ‘피해자’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참여연대>

국회 생명안전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사회적참사TF 등이 18일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문제해결, 어디까지 왔나’라는 국회토론회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인정된 피해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문제해결, 어디까지왔고,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특히 “가습기살균제 참사 문제해결은 진상규명, 피해대책을 넘어 재발방지까지 마련돼야 비로소 해결되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해결과제 산적=1994년부터 출시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은 그동안 알려진 것만 48종류, 최소 998만개가 판매됐다.

사회적참사특조위에 따르면, 제품사용자로 확인된 894만명 중 10%인 95만명이 건강피해자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인명피해가 약 2만명이다. 실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극히 일부로 7356명,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4114명으로 전체 건강피해자의 0.77%에 불과하다. 피해인정자 중 기업배상이 이뤄진 사례는 650여명 뿐이다.

지난해까지였던 특조위 임기는 2022년 6월까지 활동기간이 1년6개월 연장됐다. 1기 특조위에서는 전국 피해규모를 일부 확인하고, SK와 애경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참사원인 규명부터 재발방지까지 해결하지 못한 과제는 쌓여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자료=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무엇보다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인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수, 살균제 화학물질 성분과 농도, 제품 판매량, 기업의 제품 개발과 관리 등 기초사실이 환경부 차원에서 정리된 바가 없다. 또, 기업에 대한 위험제품 생산 및 관리에 대한 적극적 조사나 행정적 책임을 규명한 바 없다. 환경부가 29개 기업을 서면 조사해 분담금 책정을 한 것이 전부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 영향이 누적돼 참사가 될 때까지 감시하지 못한 정부의 제도와 거버넌스의 결함도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처럼 원인규명이 미흡해 피해질환 결정이 더디고, 개인피해 연관을 규명해 향후 민사·형사상 피해원인을 증명하는데 근거가 빈약해 질 수 밖에 없다. 정부차원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로, 올해 초 SK케미칼과 애경산업 그리고 이마트 임직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무죄선고가 내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회적참사, 우리사회 모두가 함께 풀어야=최 소장은 “사실상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여기에 관련이 돼 있다”며 “제조판매기업, 정부, 국회, 특조위, 국회, 법원검찰, 전문가학회, 언론, 시민사회, 국제사회 등 각 분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최 소장은 피해자 찾기는 지속돼야 하며, 특조위의 내년 활동기간 종료까지 보다 광범위한 피해인원 인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득과 협상의 사회적 합의와 함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 배·보상을 강제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할 것도 제안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호흡독성 유발가능성이 있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사전사후 제품안전보건자료(PSDS) 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했다. 이와함께 2016년 가습기살균제 책임기업 국회청문회에서 기업들이 한 약속이 이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최 소장은 진상규명 차원에서 기업과 정부의 민형사상 책임보다 청문회 등을 통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 사회적 해결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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