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익성 지표로 중시되는 영업이익이 증가한 대기업들의 지난해 고용증가율은 저조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집단들이 매출 및 영업이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평균 4.6% 증가한 반면 두산, LG, SK 등은 영업이익률이 늘었음에도 직원을 뽑지 않거나 줄였다. 또 삼성, 현대차 등 5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도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1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 1554개 계열사(코닝정밀소재·삼천리 제외)의 고용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국내 상주 직원은 142만8550명으로 전년보다 4.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1455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 줄었고, 영업이익은 76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고용증가율은 국내 5대 그룹이 전체 평균인 4.6%에 못 미치는 3.1%로 집계됐다. 롯데는 7% 가량으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현대차 4.7%, 삼성 2.3%, SK 1.7%, LG 1.3% 등이며,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 115.4%, 26.1%, 23.4%를 기록한 두산, KCC, 한솔 등의 고용증가율은 마이너스(각 –1.5%, -0.3%, -3.4%)를 나타냈다. 또 한국타이어(영업이익률, 165.1%), 이랜드(70.7%), SK(38.5%), LG(11.0%)의 고용증가율은 각 2.4%, 0.9%, 1.7%, 1.3%로 평균을 밑돌았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다른 기업들이 고용을 늘린 것과는 대조된다.

대기업 그룹 2012~2013년 고용 및 실적 현황

한진중공업은 공시 오류로 제외, 코닝절밍소재와 삼천리는 비교수치가 없어 제외함.<자료=CEO스코어>

한편 고용증가는 신세계·현대백화점·CJ 등 내수 중심 유통그룹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개 그룹에서 전체 고용 증가 인원의 40%에 달하는 2만4600여명을 늘렸다. 

지난해 고용증가율이 가장 높은 신세계의 직원 수는 전년 대비 47.7% 증가한 4만7723명이었다. 지난해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가 비정규직 1만여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영향 때문이다.

2위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6% 줄었지만 전년 대비 직원 수는 17.2% 증가했고, 3위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적자전환했지만 전년 대비 직원 수는 16.9%늘어났다.

CJ는 영업이익(-12.7%)과 순이익(-53.9%)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크게 나빠졌지만 직원 수는 전년 대비 15.9%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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