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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은 다 같은 것인가…남과 다른 것은 추진 리더는 ‘일반화’로 감을 잡고, ‘개별화’로 실행을 한다

기사입력2021-03-22 00:00

한석희 객원 기자 (shhan@assist.ac.kr) ㅣ다른기사보기

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스마트공장이라고 해서 다 같은 줄 알아? 우리 회사는 남들 스마트공장과 분명 다르지!”

이렇게 말하는 스마트공장 추진 리더는 고수다. 이런 사람은 혁신이 말하는 ‘일반화’와 ‘개별화’의 차이를 안다고 말해야 한다. 이런 이는 남들처럼 일반화된 메시지를 옮기는 것을 자제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공장을 했더니 회사가 정말 좋아졌다’라는 식의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공장 성과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실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게 바로 개별적이다. 스마트공장 추진도 매우 구체적인 준비 활동을 통해서 실행할 때만 그 결과가 손에 잡히는 성과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따라서 단순히 ‘일반화’된 메시지만 믿고 순수하게 접근하면, 스마트공장 추진 활동은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경남 양산에 있는 코렌스의 젊은 스마트공장 리더의 입에서 나온 CPS(Cyber Physical System) 사례는 이를 잘 설명한다.

“우리 회사는 CPS를 구축해서 품질 문제를 상당하게 개선했습니다.”

코렌스는 CPS를 통해서 기존에 발생하던 높은 수준의 공정품질 문제를 해결했고, 그 결과 품질비용도 대폭 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CPS는 일반적인 표현으로 ‘물리 공장’과 디지털 모델링을 통해 만든 ‘디지털 공장’이 연동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실제 공장을 컴퓨터 속에 그려 넣고, 실제 데이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한다는 것이다. 이런 활동으로 생산조건들을 조정해 제품 품질을 상당히 개선한다. 가상공장에서 더 나은 좋은 생산조건을 찾아내고, 이를 물리적인 공장에서 실제 적용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다시 피드백하면서 점차 더 나은 조건을 찾고 만들고 한다. 이는 ‘일반화’된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공장 성과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실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게 바로 개별적이다. 단순히 ‘일반화’된 메시지만 믿고 순수하게 접근하면, 스마트공장 추진 활동은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고 해서 CPS가 자신의 회사에서도 쉽게 구축되거나 성과를 내지는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속도로 주변에 새로 세워진 ‘디지털 트윈’ 대형광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디지털 트윈의 세계로 바로 들어가는 상상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상상은 거의 대부분 ‘일반화’ 수준이다.

다시 코렌스 사례를 잘 보면, 코렌스의 CPS가 얼마나 특별하고 유니크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진공로에서 브레이징이란 용접작업을 하는 공정을 CPS로 만들어서, 이론적인 시뮬레이션과 현장의 적용을 번갈아 하고 지속해 최적조건을 점차 만들어 간 것을 보면, CPS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회사가 꾸민 CPS는 개별적인 수준으로 특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개별화’란 이런 구체적인 수준의 활동을 하면서 의도한 효과를 얻어내는 것을 말한다.

사실 CPS라는 용어는 일반용어다. 2000년대부터 세계적인 자동차기업, 항공사 등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던 용어였다. 예를 들어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같은 기업이 항공기 신제품을 개발하고 설계해, 첫 생산품을 생산할 때쯤 예상하지 못한 일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던 용어와 개념이었다. 항공기와 같은 거대한 제품도 몇 개의 조각으로 나눠 조립되곤 하는데, 어떤 때는 몸체 조립 자체가 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또 항공기 내부 배선에 중요한 와이어 하니스(Wire harness)를 연결해야 하는데, 터무니없이 길이가 짧아 전혀 연결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CPS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사용되곤 했었다.

그런 CPS가 점차 제품개발 단계를 넘어, 제조영역으로 넘어온 것이다. 스마트제조가 주목받으면서 다시 빈번하게 등장하는 셈이다. 일반화 개념으로는 CPS가 가상과 실제 세계를 말하는 정도로 충분해 보이지만, 실제 응용하는 활동은 그 방향과 수준이 매우 달라져 있거나, 그렇게 돼야만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일반화와 개별화를 구별해 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