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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띄는데,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대비해 금융산업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중심의 경기회복과 산업구조 변화를 지원하는 역할로 거듭나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오랫동안 개선되지 못했던 금융의 사각지대를 축소하고, 데이터 기반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 실물경제의 조력자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행한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금융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서정호 선임연구원은 앞으로의 디지털금융 혁신정책은 실물경제 지원을 강화하는데 더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금융…실물경제 혁신에 기여를=지난 수년간 금융당국은 ▲핀테크 규제환경 개선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오픈뱅킹 전면시행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 ▲신용정보의 활용제고 ▲마이데이터사업자 등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을 허용하는데 전념해 왔고, 단기간 유례없는 정책적 성과를 보여줬다.

서 연구원은 특히 디지털화로 인해 기업금융 기능이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금융이 실물경제 혁신에 직접 기여할 수 있도록 금융혁신 정책의 방향타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한 세부과제로 첫째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기술적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 소위 ‘공급망 금융(supply-chain finance)’을 활성화 하는 일이다. 기존에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주로 정부의 보증이나 정책자금을 통해 자금조달을 지원받았는데, 최근 데이터의 활용과 플랫폼 역할이 증대되면서 디지털 기반의 공급망 금융생태계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번째는 기업금융 분야의 핀테크를 중점 육성하는 일이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신용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하는 사업체를 육성·지원한다거나, 플랫폼 사업자들과 연계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 활용 증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은 기초자산을 디지털자산화 또는 토큰화하는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데, 소액으로 쪼개지거나 재구성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고가(高價) 자산의 소유권 분할이 가능해지면서 자산시장의 유동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서 연구원은 판단했다. 또,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동산·지적재산권 등의 담보능력을 활용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기반의 기업금융 전문 금융회사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특화 금융기관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자영업자에게 특화된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을 허용해 주거나, 기존의 금융그룹이 수월하게 온라인전용 금융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

◇공정, 안정성…플랫폼 생태계 균형 모색=보고서는 금융플랫폼 경쟁력은 높이되, 공정경쟁과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플랫폼 생태계의 균형성장을 모색할 것도 강조했다. 

‘동일기능(리스크), 동일규제’의 원칙이 사각지대 없이 적용되도록 하고, 독과점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유지돼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의 활용 및 보호는 증진되도록 하는 복잡한 방적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와함께 국가 간 금융혁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아시아 디지털 금융허브 전략’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과감한 금융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글로벌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체계를 고도화 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서 연구원은 금융회사의 경쟁자는 더 이상 금융회사 만이 아니라며, 스스로 디지털 기업이 되지 못한다면 팬데믹 이후에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정책당국과 금융회사는 팬데믹이 가져올 본질적인 변화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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