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07일(월)
중기이코노미TV 경영정보 오피니언 우린 중기인 예술을 읽다 핫클릭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링크복사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15년 동안 8건 불과…소비자 단체소송 왜 적지

소송허가제 폐지 담은 개정안 입법예고…예방적 단체소송 가능 전망

기사입력2021-04-1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위는 이번에 입법예고한 법 개정안에서 소비자단체소송의 소송허가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중기이코노미
15년간 8건밖에 제기되지 않은 소비자 단체소송,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추진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안을 5월2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소비자 단체소송은 공익을 위해 법에 정한 단체가 위법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도록 한 제도다. 사전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후 금전배상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소송과는 다르다.

한국소비자원은 2018년 펴낸 정책연구서 ‘소비자 단체소송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 소비자 단체소송 의의를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는다 하더라도, 이 같은 개별적·사후적 구제만으로는 사업자의 반복되는 동일·유사한 형태의 위법행위를 중단시키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개인이 다른 소비자에 대한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소송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06년 최초 도입된 소비자 단체소송은 2008년 첫 번째 소송 제기가 있었다. 경실련과 소비자단체들이 공동으로 하나로텔레콤을 상대로 개인정보 제공 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는데, 하나로텔레콤이 자진시정하면서 종결됐다. 이후 한국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들의 소송제기가 이어졌으나, 15년간 도합 8차례에 불과해 활용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소비자원은 원인으로 복잡한 요건과 소송지연을 지목했다. 제도 자체가 소송의 제기자격을 제한하고 요건을 엄격히 제시해왔는데, 이것이 제도 활용을 저해해 왔다는 맥락이다.

◇소송허가제도 폐지 추진=공정위는 이번에 입법예고한 법 개정안에서 소비자 단체소송의 소송허가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소비자 단체소송은 소송자격이 제한된다. 공정위 등록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경제단체 등이 제기할 수 있다. 복수의 소비자들이 제기할 수 있는 집단소송과 다른 점이다.

또, 지금까지는 자격을 갖춘 단체더라도 소송을 할 때마다 법원에 소송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받은 이후에야 본안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것이 소송지연의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소비자 단체소송 중 한국소비자연맹이 총 6건을 제기했는데, 이 단체는 매 소송때마다 법원으로부터 소송적격 여부를 판단받기 위해 소송허가를 신청해야 했다.

심지어 이동통신 3사에 해지거부와 청약철회 거부 관련 약관이 불공정하다며 낸 소송에서는, 동일한 사안임에도 이통3사의 소재지가 달라 서로 다른 법원에 각각 소송허가를 받아야 했다. SK텔레콤의 소재지인 서울중앙지법은 1개월 만에 소송허가를 내린데 반해, KT의 소재지인 수원지법은 소송허가에 1년의 시간을 보낸 일도 있었다.

이처럼 소송허가가 소송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공정위는 법을 개정해 소송허가를 폐지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법원행정처 역시 “소송허가절차가 소송지연 폐해가 크고, 소송의 허가만으로 사업자의 패소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여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소송허가절차의 폐지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권익침해 예상, 소송제기 가능=현행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 단체소송 요건으로, 법이 정한 소비자 권익 기준을 위반해 “소비자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권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그 침해가 계속되는 경우”라고 정하고 있다. “직접”과 “계속”이라는 요건이 충족해야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원은 “소비자 단체소송은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등 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는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는 제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직접성 요건에 대한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정위의 법 개정안은 이 의견과 동일한 방향으로, 예방적인 금지청구권을 도입하고자 한다. 소비자권익의 직접적인 침해뿐만 아니라 “소비자권익의 현저한 침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독일, 일본 등에서도 소비자피해의 조기 차단을 위해 예방적 금지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국내 법으로는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등 금지청구권을 인정하는 법률은 예방적 금지청구권을 포함”하고 있다고 개정 방향을 설명했다.

입법예고된 안은 5월까지의 입법예고 기간동안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의견수렴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변경될 수 있어, 소비자 집단소송 확대의 정부안은 국무회의 이후 국회에 제출되는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글 다음글 홈으로 맨위로

독자의견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 총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내용
로그인 기사제보 PC버전 약관과 정책
Copyright 중기이코노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