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보비대칭으로 보험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발생하고 있어 업종별 내재된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보험중개사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상법상 보험모집종사자에 보험중개사가 빠져있는데, 상법을 개정해 지위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전우현 한양대학교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14일 주최한 ‘기업·상공인의 위험관리와 보험가입 활성화를 위한 상법개정안’ 토론회에서, ‘보험중개사의 의의와 상법개정안’ 주제발표를 통해 “보험자와 보험계약자(소비자) 간 정보비대칭으로 보험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험중개사의 상법상 지위를 회복시킬 것을 제안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보험수요 증가=전 교수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손해보험 규모는 큰 편이지만 주로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한 가계성 개인보험과 대기업 고객위주의 시장만 발달돼 있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보험시장은 낙후돼 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필요로 하는 보험시장 발달이 더딘 탓에 기업의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자료=전우현 한양대학교 교수>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보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보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산업지형 패러다임 전환 등 위기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중개사 법적 지위 규정 필요성=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업종의 성격에 맞는 그리고 각 업종에 내재한 위험에 특화된 보험에 가입하려면, 위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가입자의 관점에서 보험회사와 협상해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보험중개사다.

보험모집종사자는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회사 임직원 그리고 보험중개사 등이 있다. 그중 보험중개사는 일반보험 중 기업성보험을 주로 취급하며, 보험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보험계약자가 보유한 리스크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상품과 보험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14년 상법(보험편) 제646조2를 신설하면서 보험모집종사자 모두를 상법에 이전해 규정해야 했으나, 보험대리점과 보험설계사의 권한만을 규정하고 보험중개사만 누락해 보험모집종사자로서의 동등한 법적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는 것이 전 교수의 설명이다.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반면, 보험중개사는 우리나라가 1997년 OECD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 및 선진보험제도 도입의 일환으로 국내에 도입한 제도여서 상대적으로 생소했다. 

전 교수는 보험시장에서 보험중개사는 주로 기업보험, 특히 재보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어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못했고, 상법개정에서도 누락된 것으로 추측했다.

◇소비자보호·위험관리로 산업 발전=보험중개사는 계약자의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위험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각종 재난 사고발생 예방에도 기여한다. 기업과 상공인들의 보험가입이 활성화돼, 위험이 관리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확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 교수는 보험중개사의 핵심적 요소는 ‘소비자 보호(보험계약자 보호)’와 ‘위험관리(Risk Management)’라며, 기업보험과 재보험을 주로 취급하는 우리나라 보험중개업계의 특성상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가 핵심 비즈니스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효율적으로 위험관리를 함으로써 건실한 산업발전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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