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용 마케팅이 방역에 실질적인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양유업 사례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악용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강도 높은 조치가 시급하다. <사진=뉴시스>

제품 품절과 남양유업 주가 급등을 부른 ‘불가리스 논란’이 남양유업에 대한 고발조치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을 악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2개월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에 대한 조치다.

문제의 발표는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남양유업의 현직 임원은 이 자리에서 항바이러스 시험결과, 불가리스의 바이러스 저감률이 77.78%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자체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에 대해 시험을 했음에도 불가리스 제품 전체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제품명을 특정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주변 정황은 더욱 큰 의혹을 낳고 있다. 식약처는 “15일 긴급 현장조사를 통해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해당 연구에 사용된 불가리스 제품은 물론 연구비를 지원했고, 심포지엄 개최장소의 임차료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식약처가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남양유업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한 것”으로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란 판단을 내린 근거다.

한국거래소 역시 이 사태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직후인 13일 남양유업의 주가는 급등했으나, 이후 14일부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발표가 인위적인 주가 부양을 위해서였거나, 이를 통해 누군가가 부당한 이득을 봤다면 제재가 이뤄져야 하기에, 조사가 시급한 사안이다.

문제는 이런 코로나19 공포감을 악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코에 걸기만 하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3월에는 환경부가 ‘코로나 예방 목걸이’를 유통하지 말 것을 유통사에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에 따른 제품이나, 부적합하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제품이란 이유에서다.

과학인 척 하지만 실제론 과학과 전혀 무관한 유사과학 제품들이 현명한 소비자의 힘으로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다행이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당국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런 제품에 호도되는 소비자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면, 코로나19 악용 마케팅이 방역에 실질적인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양유업 사례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악용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강도 높은 조치가 시급하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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