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 및 작동조건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행위의 거짓·과장성을 인정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LG전자가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과 작동조건을 거짓·과장해서 광고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20일 밝혔다.

LG전자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에 대해 “번거롭게 직접(따로) 청소할 필요 없이 콘덴서를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의 표현으로 광고했다. 작동조건에 대해서는 “건조 시마다 자동세척”,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 콘덴서를 자동세척”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의류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해 콘덴서에 먼지쌓임 현상 등이 발생,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자 2019년 7월 한국소비자원이 현장점검 등을 통해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했다. 같은해 8월 소비자원은 LG전자에 콘덴서 먼지쌓임 현상 방지 등에 대한 시정계획을 마련하고,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 대해 무상수리 등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결국 LG전자는 응축수가 발생하는 모든 경우에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이 작동하도록 개선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언제든 물을 직접 투입해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도록 세척코스를 마련했다.

이후 2021년 2월말 기준으로 A/S 신청을 한 약 80만대 중 79만8000대의 A/S가 완료됐다. 2020년 12월까지 LG전자는 A/S에 총 1321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올해에도 660억원의 충당금을 A/S 비용으로 설정했다. LG전자는 이들 제품에 향후 10년간 무상보증을 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의 무상수리 권고 등과 별개로 피해 소비자들은 LG전자의 광고가 거짓·과장 광고임을 이유로 2019년 공정위에 신고했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손해배상 소송은 현재 400여 명의 건조기 구매자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 및 작동조건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행위의 거짓·과장성을 인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깨끗하게” 등의 표현은 정성적 표현으로서 실증의 대상이 아니며, 실증의 대상이라 하더라도 자사가 직접 실증한 자료에 의해 광고표현이 뒷받침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구체적 수치가 제시되지 않더라도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와 관련한 사항이므로 실증의 대상이 된다고 봤다.

또한 실제 콘덴서에 먼지쌓임 현상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언제나 깨끗하게, 완벽관리, 항상 최상의 상태 유지” 등의 광고표현에 거짓·과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작동조건 역시, 공정위는 LG측이 사용한 ‘건조 시’라는 표현은 오픈마켓 광고에서 사용한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라는 표현과 마찬가지로 ‘건조기가 작동할 때마다’라는 의미로 소비자가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LG전자의 광고가 표시광고법 상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결론내렸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광고표현에 구체적인 수치를 기재하지 않더라도 제품의 성능·품질 등에 관한 광고일 경우 실증의 대상이며, 이를 거짓·과장 광고한 행위가 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조치함으로써 피해 구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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