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건이 있었다. 네이버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검색결과보다 앞서 네이버 쇼핑이 노출되는데, 이 검색의 알고리즘을 네이버 입점업체에 유리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플랫폼 공룡들의 지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플랫폼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22일 발표한 온라인 패션플랫폼 입점업체 500개사 대상 조사결과를 보면, 패션플랫폼과 계약한 판매수수료율은 평균 26.7%에 달했다. 입점업체들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가격인상이나 단가절감 압력을 높게 느낀다고 답했다. 무료 배송정책에 따른 부담과, 카테고리 내 노출순서 기준의 모호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지난달 말 발표한 오픈마켓과 배달앱 입점업체 각각 50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있었다.

수수료 불만 외에 노출기회 등에서 불공정 거래를 체감한다는 응답 비중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플랫폼 공룡들의 압도적인 지위로 인한 문제다. 영세 입점업체에게 플랫폼 공룡들은 대규모 유통업체만큼이나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다. 온라인플랫폼을 떠나서는 매출을 올리기 극도로 어려워진 외부환경 영향도 크다.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단어 검색 시 검색결과보다 앞서 네이버 쇼핑이 노출되는데, 이 검색의 알고리즘을 네이버 입점업체에 유리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참여연대는 지난 22일 논평에서 의미있는 제안을 했다. “온라인플랫폼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져 온 다양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정하고 금지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사업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한 내부 처리절차나 외부 분쟁조정 시스템을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22일 공청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긴 했지만, 이용사업자들의 단체구성권·단체교섭권도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며, 입점업체들의 단체구성과 교섭권, 단체소송 제도 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입장이 대등하지 않은 사업자간에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은 다른 법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맹사업법에는 가맹사업자들이 단체를 구성해 본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있다.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에는 납품업체가 중소기업협동조합 등을 통해 납품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도 입점업체의 협상력 제고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에 설득력이 있다. 국회는 법안 처리과정에서 이런 제언에 귀기울여야 마땅하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법의 실효성을 높여 중소영세업체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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