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브랜드 전문가 차재헌 인사이트브랜더 대표는 사회와 인류에 어떤 도움이 되는 기업의 브랜딩만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한 입 베어먹은 사과. 애플의 로고는 전세계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이 로고만으로 사람들은 애플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애플의 기업가치를 떠올리게 된다.

브랜드는 기업에게 어떤 의미일까.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감동브랜드 전문가 차재헌 인사이트브랜더 대표는 “브랜드는 아트가 아닌 비즈니스”라고 강조한다. 자신 혹은 소수의 전유물이 되는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마케팅 요소가 내포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쁜 마크는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이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되기는 쉽지 않죠. 감동이 있는 브랜드는 통찰과 직관, 감성이 수반돼야 합니다.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감성에 의지해 구매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동시에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브랜드는 오래 남기 어렵죠.”

충성고객 보다 열정고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브랜드란 ‘제조업자 또는 판매업자가 자기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경쟁업자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해, 고객들에 의해 구별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름·용어·숫자·심볼·캐릭터·슬로건·디자인·패키지 또는 이들의 결합체’를 말한다. 근래에 브랜드는 국가나 지역, 공공기관, 학교, 유명인을 포함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흔히들 충성고객이 중요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충성고객은 경쟁기업이 나타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는 고객이죠. 충성고객보다 중요한 것은 마니아라고도 하는 열정고객입니다. 얼마나 크고 오래된 기업이냐 보다도 얼마나 많은 열정고객을 가지고 있는지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차 대표가 말하는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의 또다른 말은 감동이다. 그래서 감동을 주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스토리와 이미지, 문화적 배경도 뒷받침 돼야 한다.

“기업이 탄생해 성장하는데도 몇십년 걸리고, 망하는데도 오래 걸렸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성장도 빠르고 망하는 것도 순식간이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오랜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플의 창시자인 스티브 잡스의 사후에도 혁신의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차재헌 대표가 개발한 아프리카연합대학(UAUT) CI. <사진=인사이트브랜더>

창조의 샘 ‘한국 문화’…22개국서 기업 브랜드 컨설팅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차 대표는 경영과 마케팅 공부를 위해 호주 르꼬르동블루 호스피탈리티 MBA 석사과정을 마친 후, 국내 TOP3에 꼽히는 브랜드 전문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을 한 이후에도 차 대표는 ‘잘 나가는’ 브랜드 전문가다.

우연한 기회에 디자인진흥원의 영국·이탈리아 연수과정에 참여하며, 유럽의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 도서관이나 박물관을 찾아, 선조들의 유물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됐다.

차 대표는 이를 통해 서양보다 오히려 한국 문화의 뿌리가 더 단단하고 창조적인 샘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 우리 역사와 문화에서 얻은 통찰로 세계시장에 진출한다. 차재헌 대표는 24년째 해외 22개국에서 기업 브랜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문화관광부 자문위원, 한국유통학회 이사, 한국캐릭터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 프랑스 파리한복박물관 CI 국제공모 최우수상, 인천시 품질인증마크공모 우수상, 한국캐릭터협회 우수 디자인상 등 다수의 수상실적을 가지고 있다.

뉴트리아나 BI와 아프리카연합대학 CI에 담긴 의미

차 대표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아프가니스탄의 뉴트리아나(Nutriana) BI 개발과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아프리카연합대학 CI 개발 등을 소개했다.

2008년 미국 NGO의 의뢰로 만든 아프가니스탄의 뉴트리아나는, 미국 NGO가 단순히 식량을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종자를 보내주고 그것을 심어 그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였다. 아프가니스탄은 콩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식량자급과 부가수익 창출의 길이 열렸다. 이 콩들은 유기능으로 재배돼, 콩과 관련된 가공식품 수출도 가능하다. 차 대표는 뉴트리아나가 자급자족을 넘어 델몬트, 썬키스트 처럼 세계로 수출하는 브랜드가 되길 바라며 BI를 제작했다. 뉴트리아나라는 브랜드 독립으로 아프가가니스탄이 자립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담아서다.

2004년 아프리카연합대학 CI프로젝트 또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당시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에 설립되는 대학의 CI프로젝트였지만, 차 대표는 한국의 눈부신 성장이 교육에서 왔듯이 서구열강이 54개국으로 나눠 놓은 아프리카 대륙 모든 나라에 연합대학이 생겨나 하나의 아프리카를 이룰 수 있길 바라는 염원을 CI에 담았다. 실제로 탄자니아에 이어 르완다에도 두번째 아프리카연합대학이 설립됐다. 차 대표는 르완다 아프리카연합대학의 특임교수로 학교 홍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08년 미국 NGO의 의뢰로 만든 아프가니스탄의 뉴트리아나 BI. <사진=인사이트브랜더>

이밖에도 차 대표는 아시아기자협회 CI 개발, 라오스야구연맹 CI 개발, 일본의 국제VIP클럽 CI 개발, 중국 이즈팔그룹 이즈웰 BI 개발 등 다수의 개발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연대와 협력으로 50개국 이상의 프로젝트가 목표

선진국은 브랜드로 경제를 성장시켜 왔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들이 생겨났지만, 과거에는 해외의 브랜드를 로열티를 지불하고 들여와 돈을 버는 브랜드 식민지였다고 차 대표는 지적한다. 지금의 개발도상국들도 대부분 스스로의 브랜드를 갖지 못한 브랜드 식민지 상황이다. 차 대표는 그 나라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서, 그것을 통해 그들이 부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는 연대가 답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서구 열강들이 과거 아시아 국가를 식민지화시켜 일방적으로 이끌어 갔던 것과는 다르게, 한국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한류는 그런 면에서 큰 자산이 되죠.”

차 대표는 브랜딩을 하면서 특별히 취급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 담배, 카지노 등 사람들에게 해가 되거나 사행성 제품과 관련된 일은 맡지 않는다. 사회와 인류에 어떤 도움이 되는 기업의 브랜딩만 하겠다는 것이 차 대표의 철학이다.

“저는 제가 프로젝트를 수행한 나라마다 한명 이상의 파트너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그 파트너들과 유기적으로 연대해 서로가 가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말이죠. 50여개국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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