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이다. 5년마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치러진 대통령 선거가 아닌 촛불이 일으킨 정권 교체였기에 기대도, 저항도 많았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이 정부가 수행해야 했던 과제들은 난이도 ‘상’ 이상의 일들이었다. 판문점 정상회담을 이끌어 내고, 남북미 판문점 만남을 성사시켰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열어 국민과 소통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공론화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위기는 R&D 100조원 시대를 열며 소·부·장 경쟁력 강화와 제조 강국 도약의 계기가 됐다. 국정원·검찰·경찰 3대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진통 끝에 공수처가 출범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도 높아졌다. 2018년에는 세계에서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고, 2020년에는 명목 GDP 순위에 따른 경제규모 세계 10위에 진입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예외없이 위기로 내몬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봉쇄조치 없이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K-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많다. 촛불이 요구했던 ‘개혁’과 ‘공정’에 대한 명쾌한 답을 보여주지 못해서다. 기득권 세력과 일반 국민, 소외계층이 각각 느끼는 ‘개혁’과 ‘공정’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개혁과 공정을 원하는 크기만큼 이에 저항하는 같은 크기의 힘이 있다.

공정에 대한 잣대와 기대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이 사회는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양극화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주식으로 부를 쌓아가고 있는 이들과 대조적으로 한편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한 이들이 적지 않다. 일부 업종과 대기업들의 경기지표가 회복되고 있는 것과 달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취임 4주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34%에 달한다. 역대 대통령의 4주년 지지율 중에서도 최고치다. 아직도 이 정부가 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여전히 믿고 지지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보통 때라면 마무리할 시점이지만, 남은 1년이 지난 4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개혁과 공정,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겠지만 남은 1년은 일상 회복과 함께 공정한 사회로의 기틀을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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