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미 사법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사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경실련이 11일 성명을 통해 “반도체 산업 현황을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하고 경계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는 업종이 반도체다. 세계 경제의 대전환 속에서 반도체는 모든 산업 영역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한 질의에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높여갈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중대 경제범죄자에 대해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대선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보지만”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반도체 산업을 강조하면서 사면에 대해서도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서 판단해 나가겠다는 답변을 볼 때, 최근 사면을 요구하는 재계 등의 의견을 수용할 수도 있겠다고 우려한다”고 평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한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과 사면권 제한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세습과 사익편취를 위해 저지른 횡령·배임 범죄에 대한 죗값을 마땅히 치르도록 하여 법의 지배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언론들이 “과감한 투자결정이 필요한 시점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어렵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삼성은 이미 2019년에 13조원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발표했으며, NXP 인수도 이미 고려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2017년 수감 이후에도 전장회사인 하만의 인수가 차질없이 진행됐고,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낸 사실도 있었다고 짚었다.

경실련은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엄청난 사법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농단사건에서 2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는 “뇌물·횡령액이 50억원이 넘으면 최소 징역 5년의 실형에 처해져야만 하는데도 불구하고, 재판장의 자의적인 작량감경으로 절반의 형만 선고받은 것”이란 것이다.

더불어 “역대 총수들의 구속 사례에서도 봤듯이 총수가 구속된다고 해도 기업경영과 국가경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총수가 구속되었다고 돌아가지 않는 그룹이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은 이러한 삼성 재벌의 호도성 여론을 받아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하는 역사적 퇴행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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