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이 1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新경제3불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13일 중기중앙회가 개최한 ‘新경제3불 정책토론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新경제3불’은 2011년 경제민주화의 단초를 이끌어냈던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경제3불’을 최근의 중소기업 현안으로 재해석한 개념이다. 

▲원·하청거래시 ‘거래의 불공정’ ▲유통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간 ‘시장의 불균형’ ▲정부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판로를 지원한다면서 제도적으로 최저가 입찰을 유도해 중소기업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제도의 불합리’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대·중소기업 양극화 심화

중기중앙회가 최근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해소방안을 위한 의견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의 43.8%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추 본부장은 심화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양극화의 원인으로 新경제3불을 지목했다. 

중소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대기업의 23.8%, 1인당 영업이익은 13.1%에 불과하며 생산성은 하락하고 있다. 대기업의 월평균 임금인 515만원과 중소기업 월평균 임금 245만원의 격차는 생산성 하락에 따른 임금지불 여력 약화에서 온다. 이는 중소기업 인력난의 원인이기도 한다. 투자 여력 또한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대기업 종사자의 1인당 R&D투자 규모가 3억700만원인 반면, 중소기업은 7900만원에 불과하다. 이와같은 대·중소기업의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일자리 미스매칭도 심화되고 있다.

추 본부장은 경제3불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경영애로이며,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거래의 불공정=최근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를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하청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이와같은 원하청 간의 불공정성 문제로 납품 중소기업의 경영피해는 심화된다.

중기중앙회의 조사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1곳은 최근 3년간 불공정 거래를 경험했다. 불공정유형은 ▲단계적 납품단가 인하 ▲납품대금 지급 지연 ▲부당한 납품대금 결정 ▲부당위탁, 부당반품 ▲부당한 특약 설정 등이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대한 납품단가 반영, 납품대금 결제조건 합리화, 부당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등이 중소기업 현장에서 바라는 거래 불공정 개선과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시장의 불균형=시장의 불균형 문제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확대되고 다변화 하면서 촉발됐다. 2001년 3조원이었던 온라인 시장은 지난해 161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전체 유통시장 중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은 46.5%에 달한다.

급격히 성장한 시장규모에 비해 이를 규율한 법과 제도는 부재한 상황이며, 유통플랫폼사의 불공정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나 광고비를 부과하거나 상거래 상의 문제 발생시 책임을 전가하거나 부당행위를 강요하기도 한다. 

유통플랫폼에 입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5곳 중 1곳이 최근 3년간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대부분(94%)은 손해를 특별한 대응책 없이 감수해야 했다고 답했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제도의 불합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차별적이고 불리한 제도나 관행은 조달제도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최저가격 중심의 조달체계로 인해 중소기업이 정당한 이익을 실현하기 곤란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조달시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으며, 가장 불리한 조달제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예정가격 결정(50.7%), 시장가격보다 저가계약 유도(39%) 등을 꼽았다. 이에따라 적자 누적 또는 적정 이윤을 포기하는 피해를 보았다는 조달 중소기업도 3곳 중 1곳으로 나타났다.

추 본부장은 최저가 입찰관행을 유도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낙찰하한율 현실화 등을 통한 적정가격 보장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新경제3불 해소를 위한 10대 정책과제

추 본부장은 “최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新경제3불의 양상이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다”며,“新경제3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 간 이중구조 심화와 사회계층간 갈등확대로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 재도약에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新경제3불 해소를 위한 1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10대 정책과제는 ▲납품대금 조정협의제 실효성 확보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불공정 거래 근절 시스템 마련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조속 제정 ▲대규모유통업거래공시제도 도입 및 유통거래 실태조사 세분화 ▲입점업자 단체구성 및 협상권 부여 ▲최저가 낙찰 유도 개선 ▲예정가격 산정제도 개선 ▲부정당 제재 현실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분리발주의무 준수 등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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