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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전략, 중국 ‘디지털 굴기’ 저지에 총력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포지션 선점 시급…미중 경쟁 대응체계 필요

기사입력2021-05-1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공지능, 자동화·로봇 기술, 첨단제조, 바이오기술, 양자컴퓨팅, 5G 및 첨단네트워크, 반도체 및 첨단하드웨어, 에너지시스템.”

미국의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가 꼽은 8대 첨단기술이다. 중국 역시 14차 5개년 규획에서 이 기술들을 핵심분야로 선정한 바 있다. 한국 역시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 기술들을 놓고 벌어지는 미중간 경쟁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의 경희권 부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의 인공지능 전략 방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NSCAI는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중국의 디지털 굴기를 저지하기 위한 핵심수단으로 ‘고급 인재’와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SCAI는 지난 3월 미국 첨단산업에 대한 종합진단과 정책제언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저지, 동맹과 연계한 배타적 공급망 구축,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인프라 확충 등을 제안했는데, 많은 정책들이 이미 현실화됐다고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설명했다.

◇중국, 인공지능 발전전략 추진=미국이 견제에 나서야 할만큼 중국이 인공지능 발전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저지, 동맹과 연계한 배타적 공급망 구축,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중국은 2017년 발표한 차세대인공지능발전계획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인공지능 선도국 지위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4차 5개년 규획에서는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바이오, 반도체 등을 7대 첨단분야로 지목했다. 또 이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예산을 매년 7% 증액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판 뉴딜인 ‘양신일중’ 계획에 따라 인공지능, 5G 통신, 산업인터넷 등 7대 인프라에 2025년까지 10조위안(약 171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인공지능, 첨단통신 등의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지식재산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실제로 2009년 미·중 각국 특허청에 출원된 특허건수는 각각 45만6000건과 24만1000건으로 미국이 앞섰지만 2019년에는 62만1000건과 140만건으로 완전히 역전됐다. 5G 특허에서도 중국이 미국 대비 2배 이상 출원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특허출원의 양적인 성과를 미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승리했다는 대외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주변국이 중국산 통신장비나 인프라를 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수출통제·기술동맹으로 대응=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국가전략으로, NSCAI는 대통령실 내에 기술경쟁력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강력한 컨트롤타워 구축을 제언했다. 또, 인재 양성과 확보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자는 계획도 내놓았다.

아울러, 지식재산 보호 강화를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인공지능과 같은 대표적 민군겸용 기술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제한과 투자 모니터링 체계 고도화를 제안했다.

수출통제는 미국의 반도체산업 기술격차 유지를 위한 핵심수단이 될 수 있다. NSCAI는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격차를 최소 2세대 이상 확보하기 위해 첨단 제조장비의 수출통제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중국산 디지털 인프라의 글로벌 확산을 저지하고 중국을 배제한 배타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동맹국 중심의 기술동맹 체계를 만들어 국제 표준과 규범을 마련하는 한편, 미래 핵심산업인 반도체, 배터리, 첨단네트워크 및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한 배타적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미중간의 경쟁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동맹 중심으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을 고려할 때,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한국이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공급망 내 포지션을 확보·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우리의 강점인 고급 인재와 반도체 제조역량을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 초점을 맞춘 획기적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고급인재와 첨단 제조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미중에 상응하는 인재양성과 기술력 강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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