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상은 말 그대로 미증유의 일들이 이어진다. 정치·문화·사회 그리고 경제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지난 18일 ‘100대 생활업종 월별통계’를 발표했는데, 코로나19 정국이라는 변수 때문에 특히 관심이 간다. 예상했던 대로 줄폐업을 한 업종은 술집, 예식장, 여행사, 노래방 등이다. 반면 통신판매업, 커피 음료점과 교습소, 공부방은 방역강화에도 1년 사이에 10% 이상 늘었다. 특히 커피점은 15.5%가 늘었다.

특정업종은 예상한 바이지만, 그간 거리두기 강화로 심각한 경영상 손실을 호소하던 일부 업종은 오히려 업체 수가 늘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코로나19 정국에도 100대 전체 업체 수는 늘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곧 그만큼 자영업자도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업종 편중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려되는 점이 많다.

2020년 2월부터 올해 2월, 코로나19 소용돌이가 전 세계를 휩싸고 있던 시절 국내 100대 생활업종 전체 업체 수는 7.3%, 17만5000개가 늘었다. 그중 통신판매업이 9만7000여 곳으로 전체 대비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비대면 시대 통신판매 시장은 호기 중 호기였다. 교습소와 공부방 역시 6200여 곳이 늘었다. 18.2% 증가율이다. 학생들 등굣길이 막혔으니 사교육으로 학습권을 보장 받기 위한 나름의 불가피한 시장형성이라고 이해된다.

커피 판매점도 9700여 곳이 늘었다. 전체 기초자치단체별로 40개 가량은 더 늘어난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 가장 인기 있는 업종으로 자리한 커피업 확산세를 코로나19도 막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상했던 대로 줄폐업을 한 업종은 술집, 예식장, 여행사, 노래방 등이다. 반면 통신판매업, 커피 음료점과 교습소, 공부방은 방역강화에도 1년 사이에 10% 이상 늘었다. 특히 커피점은 15.5%가 늘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업체 수가 늘어난 업종 상당수는 대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 34%의 증가세를 보인 통신판매업은 물론이다. 다방이 사라진 커피업계도 이미 프랜차이즈 기업이 선점했다. 11% 가량 증가한 패스트푸드점 역시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업체가 주를 이루는 통신·커피·패스트푸드점 3곳 증가율을 더하면 1년 전체 증가세 절반을 넘는다. 지난 1년 문 연 가게 두 곳 중 한곳은 통신판매점이거나 패스트푸드점이거나 커피점이라는 얘기다.

소비자의 소비력은 한정돼 있으며, 특정업종의 과도한 성장은 과열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완전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위험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금과는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도 예상한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으로 복귀는 곧 기존의 생활환경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등굣길이 다시 열리고, 출·퇴근길 역시 2019년과 다를 게 없게 된다.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신호는 자연회복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특정기간 과도하게 성장한 업종은 시장논리에 맞춰 스스로 균형수를 맞춰갈 것이다. 그 과정에 피해도 발생할 것이다. 특정업종의 시장 선점에 의해 사실상 소멸 수준에 직면한 업종은 자력으로 회복이 힘들다. 우리 생활공간에서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는 골목시장 소상인들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통신판매점이 생기고, 커피전문점이 생기고, 패스트푸드점이 생긴 그곳, 그 주변에 오랜 시간 자리한 이들은 누구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특정소수의 독점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공존하는 것이 건강한 시장이다. 그 건강함은 소비자의 현명함과 정부의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춘 정책에 비례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