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연구원과 전국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등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남북경제협력 현재와 미래’ 세미나를 21일 개최했다. <사진=중소기업연구원>

홍제환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답보 상태에 있는 남북경협 재개 논의가 급물살 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코로나 이후 남북경협 재개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연구원과 전국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등이 21일 개최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남북경제협력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중소기업의 남북경협 필요성과 지원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서다.

◇상호의존성 증대가 평화 증진에 도움=2018년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 실현’에 대한 기대가 컸다. 남북은 도로철도 등 몇몇 분야에서 회담을 통해 협력 방안을 조율하고, 공동조사를 실시하는 등 일부 성과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이후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정부는 이후에도 경협사업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북한에 제안해 왔으나, 대북제재에 코로나19 충격까지 겹치면서 북한당국의 소극적 대처에 경협재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홍 실장은 “많은 연구를 통해 남북의 경제적 상호의존성 증대가 평화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평화 증진이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평화경제의 핵심은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평화경제 구현은 변함없이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 약화 추세에서 코로나 이후 밸류체인의 약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비용절감, 적시 공급 중시에서 안정적이고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공급망 확보가 중시되고 있어 로컬 밸류체인 구축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분업체계를 탈피하고 공급망 다변화, 지역단위 밸류체인 구축이 중시되면서 한반도 차원의 새로운 밸류체인 형성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남북경협은 개성공단 재개에서 시작=한반도 평화경제를 상징하는 생산시설인 개성공단의 재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중소기업 남북경협 지원정책 우선과제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안전하게 입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들은 개성공단 입주와 관련해 정치 및 남북관계로 인한 중단 위험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정경분리 원칙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개성공단의 발전적 확대도 추진해야 한다. 개성공단은 총 3단계 개발계획 중 1단계 사업도 마무리 못한 상황이다. 현재도 약 175개의 기업이 신규로 입주가 가능한 상태다.

홍 실장은 개성공단 재개 시 해외기업 유치와 니어쇼어링 유치 등에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니어쇼어링은 해외진출 기업이 인근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한반도 차원의 밸류체인 구축 작업의 일환으로 니어쇼어링을 추진하되 리쇼어링 지원정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오프쇼어링을 추진하는 중소기업도 북한을 생산기지로 삼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 한다.

북한의 IT인력 활용 정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홍 실장에 따르면, 북한 소프트웨어 부문의 기술수준은 남한의 2000년대 후반 수준이며, 다른 산업 부문은 남한의 1990년대 초반 혹은 그 이전 수준이다. 북한의 기술인력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프로그램 기획능력이 부족하고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학술적인 형태의 교류사업 지원부터 시작해 정부차원에서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북한 IT인력이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기본역량을 갖추도록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

평화 수준이 낮은 국가들의 비즈니스 환경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평화 수준이 향상돼도 투자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이는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이다. 따라서 북한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급선무다.

홍 실장은 한국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남북경협이 한국 경제에서 갖는 중요성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중소기업 부문은 남북경협을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적 편익 획득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중소기업 관련 부처, 단체 등에서 남북경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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