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전자 등의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행위 사건 관련 동의의결 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가 급식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삼성전자 등 4개사가 사내급식물량 100%를 삼성웰스토리에게 몰아주고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삼성웰스토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계열사 부당지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삼성웰스토리 등 5개사는 지난 5월12일 동의의결 절차를 신청했다.

동의의결제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동의의결을 통해 자진시정안을 시행하는 대신 과징금이나 검찰 고발 등 제재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공정위는 이달 2일 심의를 진행한 결과, “신청인들의 신청내용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사에 앞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논평을 통해 “삼성 계열사들의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사건은 경쟁사업자에 대한 피해구제 방안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위법행위의 중대성이 크다는 점에서 동의의결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할 것을 공정위에 촉구한 바 있다.

참여연대 “동의의결 대상 아냐…기각하고 제재절차 이행해야”

공정위가 삼성전자 등 4개사의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심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중기이코노미

공정위는 삼성의 동의의결 신청이 요건에 맞지 않다고 기각했는데, 만일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절차가 당연히 개시되는 것은 아니다. 자진시정안이 반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애플코리아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가 두 차례나 자진시정안 보완을 요구받은 바 있다. 애플코리아는 이동통신 3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 조사를 받다 지난 2019년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이통사들로부터 단말기 광고비용과 보증수리 촉진비용을 지급받은 행위, 이통사의 단말기 소매가격 결정과 광고활동에 관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 상 거래상 지위남용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이에 공정위가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심사했으나, 두 번 모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애플이 내놓은 시정방안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거듭 자진시정안을 수정한 끝에, 1000억원 규모의 소비자·상생방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올해 2월 동의의결안이 확정됐다.

이번에 삼성 측은 시정방안으로 사내식당 개방을 제시했다. 중소·중견기업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생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상생펀드를 조성해 급식 및 식자재 중소기업에 투자자금을 대출하고, 중소급식업체에 위생안전을 지원하며, 푸드뱅크 기부로 중소급식업체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마찬가지로, 공정위가 이같은 방안의 수정을 요구했더라면 동의의결 개시 여부 심사가 장기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작 단계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빠른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동의의결 개시를 기각함에 따라, 공정위는 삼성의 계열사 부당지원이 위법인지 여부에 대한 심의를 조만간 합의 속개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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