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타고 있는 자동차가 요즘 들어 부쩍 탈이 많다. 목돈 들어가는 것은 차치하고 안전상 우려가 많아졌다. 가정경제를 생각하면 당장 신차를 구입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할 듯하다. 첫차를 구입한 비용으로는 현재 시세로 소형 차량 정도 살 수 있을 만큼 자동차 구입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올랐다. 그 사이 가족도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비용을 들여야 쓸 만한 차량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걱정도 잠시, 자동차 대리점을 찾는 순간 구매력이 폭발한다. 특히 ‘미래에서 온 차’라고 호평 받고 있는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는 구매 욕구를 당긴다. 국가가 친환경 자동차 보급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한데다 환경 정화에 일조한다는 나름 명분까지 더해지면 구매 욕심은 더 해진다.

실물조차 한번 보기 어려울 정도로 희소성이 있는 차량을 선뜻 거액을 들여 구매한다는 것은 소비자가 나름 따지고 물어볼게 많다는 것을 뜻한다. 대리점 영업 담당자와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나름 심도 깊은 논의를 하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한 개념이 나왔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된다는 것은 단지 에너지 생산장치가 변한다는 1차적 의미만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제작에 들어가는 부품 자체가 크게 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절반가량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약간의 변화가 아닌 시스템 자체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부품 감소는 공정과정의 인력 축소로 이어진다. 그간 내연기관에 맞춰 꾸려진 하청업체들과의 연결고리도 상당부분 필요성이 줄거나 사라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다. 부품이 준다는 것은 그만큼 잔고장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수리센터 등 관련 업종 대부분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다. 자동차 영업 담당자 역시 자신의 업무 역시 이제 곧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를 흔히 당대 첨단기술이 응집된 결과물이라고 한다. 제조업에서 관광업까지 그만큼 우리 사회 전반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제는 환경개선에도 자동차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됐다. 반대로 많은 관련 업종들은 역사적 퇴로행이 불가피하다.

자동차는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이다. 전기차 분야에서 국내외 유명 자동차 회사들은 팽팽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세계적으로도 우리 기업이 한발 앞섰다는 평을 받는다.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차량 시대를 맞을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에 맞춰 기반시설 역시 차근차근 배치되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 소비자 호응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세기 넘게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 산업이 한 순간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을 지탱해온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한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P4G 서울 정상회의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유일 수소전기차를 직접 운전해 퇴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달리는 공기청정기인 수소차가 더 많이 이용되길 바란다는 바람까지 전했다.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 중심에 환경만 두고 준비해서는 안 된다. 자동차 산업의 혁명적인 변화 시점에 맞춰 하청업체로 분류되는 중소기업과 연결고리로 이어진 각종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도 고려돼야 한다. 기술 선진국 대한민국이 자동차 시대를 넘어 사람의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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