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2C 중소기업인 A사는 안경점용 검안기 분야의 국내시장을 80%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고, 안과용 진단기 시장진입을 모색하고 있었다. A사는 B대학의 교수와 진단기의 광원으로 레이저를 사용하는 안과용 진단기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의 제품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위탁 연구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B대학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후 2년 만인 2018년 망막진단기술을 개발했다. CE 인증 획득, 캐나다 인증을 획득한 후 1년 이내 매출 50억원 달성, 2019년 안과용 진단기 매출 155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2. B2B 중소기업인 P사는 디스플레이 분야의 선도기업인 S사의 장비공급기업이다. S사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계획’에 따라 원천기술의 이전 및 자체적인 장비개발을 수행하며, A대학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위한 위탁 연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S사의 시장진입 시점 수정에 따라 장비개발 이후 시장진입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자금난을 겪을 수 있는 기간이었으나, 다행히 P사는 중견기업으로 자금난 극복이 가능했다. P사는 S사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중국 B사와 1415억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P사와 A대학의 성공적인 장비개발은 지식생태계와 비즈니스생태계 간 연계협력을 통한 신뢰 구축과 혁신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소기업의 혁신생태계 성공요소인 신뢰와 개방, 문화적 요소를 보여줬고, 이와 함께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혁신의 유연성을 발휘한 사례다.

자본과 노동 만으로는 더이상 경제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으며 더욱 명확해졌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개방과 협력, 융합과 연결을 통해 가능한 혁신생태계는 기업의 혁신성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중소기업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

준비성 부족, 관리주의적 관리 등이 혁신 실패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의 혁신생태계 조성 방안’ 보고서는 혁신생태계가 실패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혁신주체의 준비성과 ▲준비를 위한 시간과 자금의 지원 부족, 그리고 ▲혁신에 대한 관료주의적 관리 ▲다양성의 부족 등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보고서는 혁신생태계를 활용한 중소기업의 기술정책 고도화를 위해서 시장 중심의 중소기업 기술혁신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에서 시행중인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 프로그램은 성장단계별 지원을 표명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이 세분화됨에 따라 세부 프로그램 간 정책목표와 지원대상 중복성·유사성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시장유형별 기술혁신 정책을 발굴해 지원해야

보고서는 혁신생태계의 중심에는 시장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유형별 중소기업 기술혁신 정책은 지원성과를 명확히 할 수 있으며,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소비 후생이라는 측면에서 정부 지원의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R&D지원 예산을 정부지원의 수요자인 시장유형별 중소기업 비중에 따른 배분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예산 배분기준의 명확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반적으로 기업의 시장유형은 ▲소비자 시장(B2C) ▲비즈니스 시장(B2B) ▲공공구매 시장(B2G)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장 특성을 반영한 기획·관리 방식을 변화를 통해 중소기업 혁신생태계의 유연성과 성과 확대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지원이 아닌 시장창출을 지원할 수 있는 관리방식으로 전환해 중소기업 혁신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선순환적 진화 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B2C 중소기업 제품개발사업=B2C 중소기업에는 소비자가 더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한다.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기술혁신과 함께 소비시장의 독과점 형성으로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중소기업의 제품개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B2C 중소기업 지원 관리방식은 최종평가 기준을 기술개발 성공여부에서 개발된 제품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완성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최종평가 결과 시장진입 가능성이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기간 및 지원예산 증액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B2B 소부장 중소기업 기술혁신사업=B2B중소기업은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산업의 가치사슬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최종재를 담당하는 모기업의 가치사슬 중 독과점을 형성하는 품목을 도출하거나, 최종재의 변화 트렌드에 따른 소재·부품·장비의 개발계획을 지원하도록 기술로드맵을 작성하고 과제를 도출한다. B2B 중소기업 지원 관리방식은 최종평가를 통해 개발된 연구 성과와 시장간 시차가 발생하는 경우 필요시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금융과의 연계를 추진해야 한다.

◇B2G 공공구매 중소기업 기술혁신사업=B2G 중소기업은 국민의 안전에 필요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혁신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안전, 환경 문제와 관련돼 혁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법·규정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기획해야 한다. B2G 중소기업 지원 관리방식은 최종평가에서 개발된 제품의 법·규정 충족도를 평가해 공공구매 시장에 추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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