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상장사들의 내부거래위원회 절반 가량에 사내이사가 포함돼,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제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30일 발표한 ‘10대 그룹, 이사회 내 위원회의 형식적 설치 및 제언’ 보고서를 보면,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그룹의 상장기업 106개사를 분석한 결과, ESG위원회가 설치된 곳은 50개사였다. 이중 23개사는 2021년에 신설했다.

그리고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된 곳은 62개사였다. 이중 46.8%(29개사)는 “내부거래위원회 중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가 위원회에 포함돼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에 제한을 줄 수 있는 곳”으로 분류됐다. 또 위원회의 결정을 이사회에서 재의결해, 이사회가 사실상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곳이 46.8%(29개)에 달했다. 

보고서는 “외형상, 홍보상 기업들이 ESG위원회 및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쉬우나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기업지배구조관점에서 권한의 이양 및 지배력 분산 측면에서 쉽지 않은 부분”이라며, “위원회의 설치 여부를 떠나 기능적으로 위원회가 설립 취지에 맞도록 이해관계자가 통상적으로 이해하거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운영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거래위원회들 중 45.2%(28개)는 내부거래의 정의로 공정거래법 상 대규모 내부거래만을 포함했다. 상법 상 이사와 회사간의 거래, 주요주주 등 이해관계자와의 거래는 포함하지 않고 있었다.

보고서는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거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함이 내부거래위원회의 설치 목적이라면 내부거래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하는 거래의 범위를 상법까지 심의·의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위원회의 기능”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내부거래위원회의를 설치한 62개사 중 56.5%(35개사)는 의결한 내부거래 관련 의안의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감독당국이 공시범위의 확대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입법부에는 이사회의 재의결 기능을 제한해 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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