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부의 낙천인사 챙기기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중기청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 상임감사에 이영애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된 데 이어, 같은 중기청 산하의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감사에도 윤정균 전 용산역세권개발(주) 경영본부장이 임명됐다. 이들 임명자들의 공통점은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한 ‘낙천 인사’라는 점이다. 이 씨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19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윤 씨도 19대 총선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이 씨의 경우는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이끌어야 할 중진공의 ‘상임감사’로는 적절치 못하다는 반론이 무성하다. 관련 경력이 전무한데다 정책자금 지원과 관련해 무리한 청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경력은 없고 흠결만 있는 셈이다. “고향 분들을 직접 모시고 갔다. 뇌물을 받고 부탁하는 것이 청탁인데 밥 한 끼를 얻어먹은 적도 없다”는 그의 해명은 이해는커녕 도덕의식마저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공공운수노조 중진공지부의 표현대로 “한해 3조원 이상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기관의 감사”로는 부적절하기 그지없는 인사다. 윤 씨는 친박계 핵심인 모 인사의 ‘30년 오랜 벗’이자 후원회장을 맡은 인사다. 중소기업 관련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이나 감사업무에 필요한 도덕성, 어느 한쪽에서도 장점을 찾아보기 힘든 인사다.

가뜩이나 규제개혁과 시장논리의 광풍을 타고 경제민주화의 촛불이 희미해지는 판국이다. 11일 열린 제28차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적합업종 신청과 관련해 중기단체의 자격을 제한하고 권고기간 만료 적합업종 82개 품목에 대한 재합의 방안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중소기업 관련 공공기관 인사가 당내 낙천자 위료용 혹은 보은용으로 채워진다면,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의 주원인이 ‘관피아’의 적폐였음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정책도 좌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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