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전에서 김환기, 나혜석, 이중섭, 장욱진 등의 회화작품과 조각 등 58점의 미술품을 전시한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서 겸재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단원 김홍도(1757~1806)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천수관음보살도’ 등 45건 77점을 전시한다.

미술관은 기증받은 작품 중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작품들을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 

첫 번째는 수용과 변화다. 일제 강점기에 새로운 문물이 유입되면서 미술계도 변화를 맞이한다. 서구 매체인 유화가 등장했고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 생경한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이 시기 동서양 회화의 특징이 융합과 수용을 통해 변모하는 과정을 비교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개성의 발현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격동의 시기에도 작가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고 전시를 열고 새로운 미술을 추구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이 전시된다.  

마지막은 정착과 모색이다. 전후 복구시기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이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미술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 이 시기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은 22조원대로 전해진다. 그 중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소장품들은 지난 4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에 기증됐다. 

미술관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기증한 소장품들은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규모에서도 미술관 역사상 최대 기록이다. 전체 1488점 중 한국작가 작품 1369점, 해외작가 작품 119점으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두 곳 모두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전시관람 인원과 시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30분 단위로 20명씩만 입장을 허용한다. 평일에는 오후 5시까지 입장해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2일부터 예매를 시작했는데 8월1일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황. 1시간 단위로 30명씩 입장 가능하다. 

전시를 보려면 두 곳 모두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전시 종료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9월26일,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 3월13일까지다. 관람료는 무료. 중기이코노미 김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