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회사 A사는 멕시코의 수입회사 B사에 제품을 수출하기로 하고, 한국 운송회사 C에게 해상운송을 의뢰했다. C사는 이 해상운송을 다시 D사에 의뢰했다. 멕시코 항만의 무료 장치기간은 5일이었는데, C사는 B사에게 컨테이너 무료 장치기간이 21일이라고 잘못 통지했다. B사는 화물운송 지연으로 약 30일 만에 상품을 반출할 수 있었는데, 이로인해 3만7800달러의 체화료를 지출해야했다. B사는 C사와 A사에 이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C사의 귀책사유에 대해 A사가 부담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최근 해상운임 급등으로 인한 해운·물류대란 속에서 선복 부족, 체선료·체화료 등 각종 부대비용 발생, 운송계약 파기 등 물류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선율의 문광명 변호사는,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개최한 ‘알아두면 쓸모있는 해운물류 법률분쟁 상식’ 세미나에서 “무역 및 물류 기업들은 계약 시 방역조치 및 항만물류 적체에 따른 물류 흐름의 중단 혹은 지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종 비용과 시간 손실, 계약의 취소, 면책 가능여부 등 운송조건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동량 늘면서 운송물류 분쟁도 증가=해상운송은 수출 물류의 약 2/3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소 수출기업 대다수가 해상운송편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반해 항공운수는 주로 반도체(98.6), 의약품(88.5%), 무선통신기기(84.8%) 등 고부가 품목이거나 대기업 제품인 경우가 많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해상운임은 지난해 2/4분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7월말부터 3000달러/TEU를 넘었고, 9월부터 올해 4월말 현재 전년대비 3배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각국의 재정지원이 늘어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재택근무와 가정학습 등으로 각국 이커머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출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운송물류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운송물류 분쟁은 ▲선박사고와 관련된 경우, ▲운송인의 화물에 대한 주의의무 위반과 관련된 경우, ▲운송 지연에 대한 체선료와 체화료 책임 등 다양하다.

◇항만 무료 장치기간 지나면 체화료 발생=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확산으로 항만터미널이나 내륙운송에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고, 컨테이너 박스 회수율이 낮아지는가 하면, 선박의 회항이 지연되는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물류지연 및 적체가 일어나고 있다.

터미널에서 무료 장치기간(Free time) 내에 컨테이너 화물을 반출해 가지 않으면 초과사용료 등 체화료가 발생한다. 이 체화료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관련해, 화주와 포워더 간에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미수취 화물 체화료에 대한 부담주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출입 매매계약상 비용 및 위험부담에 관한 약정에 따른 운송계약 당사자가 된다. 그러나 수출화주가 컨테이너를 적시 반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사측 선적 스케줄 지연으로 선적시까지 컨테이너 장치기간이 늘어나는 경우 발생하는 체화료에 대해서는 수출화주의 책임이 아니다.

체화료는 기간이 늘수록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선사와 계약시 무료 장치기간을 최대한 설정할 수 있도록 협상하고, 지연이 불가피할 경우 내륙에 컨테이너 보관창고를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등 유리한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또, 화물의 무료 장치기간을 매일 체크해, 불필요한 물류비 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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