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민사회가 지난 5월 주호주 한국대사관 앞에서 호주의 화석연료 개발 사업에 투자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APG)가 한국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글로벌 투자에서 배제될 수 있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PG는 약 850조원 규모의 연금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주요 연기금으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4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APG는 3일 ‘한국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와 윤순진 위원장 앞으로 한국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관한 우려 서신을 발송했다.

APG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투자부 박유경 총괄이사는 서한에서 “APG가 투자자로서 평가할 때, 지난 2년 동안 한국은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가장 전향적인 변화를 보인 국가 중 하나”라면서도, “현재 한국에서는 총 3개 컨소시엄 사업자가 발전용량 총 6.3GW에 이르는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고, 1개 컨소시엄(발전용량 1GW)은 최근 가동을 개시해, 이는 한국의 노력에 역행하는 중대한 걸림돌과 같은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석탄발전사업은 이미 현금창출 가능성이 없는 좌초자산으로서 신속한 중단이 민자발전사업자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관련 사업자들이 석탄발전사업의 함정에서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도록 강력하고 명확한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전력의 주요 주주였던 APG는 한전에 해외 석탄발전소(베트남 붕앙2와 인도네시아 자와 9, 10호기) 투자 철회를 요구해오다, 올해 초 한전에 투자한 모든 자금을 회수하며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 배제 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석탄사업에 관한 금융기관과 연기금의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방침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다. 5대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이 이미 ‘탈석탄’ 방침을 선언했고, 최근 국민연금도 석탄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원칙적 투자 배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글로벌 투자자의 탄소중립위원회를 향한 우려 표명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이 글로벌 투자 대상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는 위험 신호”라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은 향후 전 국민이 짊어지게 되는 막대한 부담으로 확대될 수 있으니 빠른 탈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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