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기업들을 예의 주시하면서 정상화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재무상태 악화 기업 증가 가능성에 대비한 향후 기업구조조정 추진 방향’ 보고서에서, 잠재적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의 증가는 향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이 양호할 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경제적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이자지급능력 낮은 기업 증가=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4.2%로 발표하면서 경제 회복세를 전망했다. 그러나 K자형 회복경로로 경영실적 양극화에 따른 구조조정 대상 수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을 살펴보면 전기·전자, 의료·화학 등 일부 업종은 영업실적 호조로 2019년 4.1배에서 지난해 4.6배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같은 기간 35.1%에서 39.7%로 확대됐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4년 이상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이 2010년 9.4%에서 2020년 13.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이자지급능력이 악화된 기업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기업의 향후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 성장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코로나19 발생이전인 2017년 이후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원가절감의 노력으로 반등한 2020년을 제외하면 2017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고려해 부실징후 기업 감소=보고서는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을 고려하면서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수행했기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인 부실징후 기업의 수가 오히려 감소했다며, 이러한 고려없이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수행할 경우 향후 구조조정 대상기업의 수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잠재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향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현재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이 양호할 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데 용이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따라서 향후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지연되지 않고 점진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위험 평가, 새 지표 발굴 필요=우선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출발점인 채권은행의 기업 신용위험평가에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같은 지표를 사용해도 충분한지, 향후 지속가능성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강화해 코로나19 이후 해당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 변화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발굴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지난해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영향을 제외하고 기업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해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축소되도록 하기 보다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재무상태의 개선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기업 신용위험평가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또, 향후 재무상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기업 신용위험 평가에 있어서도 정기평가 뿐만 아니라 수시평가도 병행해, 부실화된 기업이 적체되지 않고 적시에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특히 이자지급 능력이 약화된 기업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추진이 용이한 측면이 있어 구조조정 대상기업과 중소기업 신속 금융지원 프로그램(Fast-Track)으로 지원할 기업을 구분해 각각의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