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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겨울옷’ 준다고 경제 ‘온기’ 돌까? 최경환 부총리 내정자 LTV·DTI 등 규제 완화 강력 시사

기사입력2014-06-16 10:49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경환 부총리 내정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부동산 관련 규제개선을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로 놓는 듯한 의중을 내비치면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최 내정자는 지명 당일인 13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난 데 없는 ‘여름옷 겨울옷’ 이야기를 꺼냈다. 부동산 시장이 한겨울인데 부동산 정책은 한여름 때 만든 여름옷을 입고 있는 것과 같다는 의미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시장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침체에 빠진 내수경기를 성장 위주의 대응요법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즉각 환영의사가 나오기도 했다. TV조선에 의하면 최문섭 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부동산을 풀어줄 기미가 보인다는 것은 시장을 열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환영의사를 밝혔다. 이 매체는 “현오석 경제팀이 계획만 세우다가 1년 반을 허송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기자의 발언도 덧붙였다.

조심스런 시각도 있었다. 매일경제에 의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본질적으로 큰 틀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미세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예상을,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가계 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은 DTI와 LTV가 있기 때문, 금융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하게 설계돼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거칠 필요는 있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우려의 시각도 많았다. 한겨레는 최 내정자를 ‘전형적 성장주의자’로 규정하고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소득불평등 개선과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내수활성화가 아닌, 가계부채 확대를 통한 단기적 경기부양 쪽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평가절하했다.

이 신문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성장 잠재력 확충 차원에서도 불평등의 정도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관련 연구를 지시했다며, 소득불평등이 소비와 내수 확대에 걸림돌이라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내정자와 반대의 시각이라는 의미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인용하며, 이들 기관의 분배 악화 우려와 부동산 및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강화 권고방침 등도 함께 전했다.

학계에서도 부정적·미온적 발언이 나왔다. 머니투데이에 의하면,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주택거래가 아니라 전월세 시장 안정화, LTV·DTI는 전혀 관계가 없고 도움도 안된다”(조명래 단국대 교수), LTV·DTI 규제 때문에 집을 못 구했다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심교언 건국대 교수), “상황에 맞게 규제를 푸는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조건과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한다”(이상영 명지대 교수),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은 끼치겠지만 그 효과는 높지 않을 것”(변창흠 세종대 교수)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이 신문은 “LTV·DTI의 큰 틀 변화는 없다”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지난 4월 발언을 이어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