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성능까지 기존 차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월등하게 발전했다. 덩달아 가격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표 자동차 생산기업이 1000만원 대에 차량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관심이 뜨겁다. 기존에 출시된 비슷한 크기의 경차와 비교해 큰 폭으로 저렴한 것은 아니다. 사양으로 따지면 경차로는 보기 힘든 형태의 차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착한 가격이다. 그러나 소비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생산판매시스템이다.

이 차는 2018년 8월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합작해 광주형 일자리 정책 차원에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첫 작품이다. 쟁쟁한 경쟁 차와 판매 대결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 GGM 차원에서 특별한 전술이 절실했다. 첫 단추부터 잘 꿰기 위해 가격과 판매방식 그리고 명분을 확실히 내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 자동차 생산판매 방식과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명분은 확실하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수도권을 제외한 대다수 지방경제는 침체가 심각하다. GGM의 출범 목적에서 알 수 있듯 생산품 판매정책 성공은 곧 지역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로 이어진다. 착한 가격 역시 명분을 뒷받침하고 있다. 각종 언론을 보면, GGM발 1호 차량 가격은 파격적으로 저렴하지는 않을 듯하다. 일각에서는 1000만원 이하로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하지만 현재로는 명확하지 않다. 실제 이 수준에 가격에 정해지면 대략 20년 전 수준과 비슷하다.

지난 4월30일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전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의 일터’ 상징 표지석 제막식이 진행됐다.<사진=GGM/뉴시스>

GGM이 가격을 두고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생산비용 절감이다. GGM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청년에게 제공되는 연봉은 500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업과 비교하면 그리 낮은 임금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현대차 생산직과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생산비 절감이 충분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취득세 등 감면 역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전달된다.

판매방식 역시 신선하다. 그간 국내에서는 시행되지 못한 온라인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 유통단계를 제거한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이다. 이 역시 가격 경쟁력을 상승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소비자의 선택은 냉혹하다. 한때 경차가 인기를 끈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애향심이나 명분만 강조한 판매는 그리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성과 시대 흐름을 반영한 사업 수단이 없으면 GGM 1호차에 대한 관심은 ‘찻잔 속 태풍’에 머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자동차 산업은 핵심 중 핵심이다.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친환경 자동차 전환기에 접어든 현재 국내 자동차 생산기술은 경쟁력이 더 강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기존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생산시스템 변화에 따른 인력 감축은 이미 현실과 직면해있다.

GGM 일자리 사업을 눈여겨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을 바꿀 출발점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성공은 단지 생산자인 현대차와 광주광역시민의 이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소비자 역시 편리하고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 미래 자동차시장에서 ‘생산자+소비자 그리고 노동자’의 상생을 위한 대안을 찾지 못하면 공멸은 불가피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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