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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주인에 9억원 부당하게 떠넘긴 LH 갑질

공정위, 과징금 5억6500만원 부과

기사입력2021-08-17 16:5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거래위원회는 LH가 계약 시 약정한 토지사용가능시기를 지연하고서, 토지 매수인들에게 부당하게 지연손해금과 재산세를 받았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65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LH가 땅주인에게 납부의무가 없는 지연손해금과 재산세 9억4800만원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H가 계약 시 약정한 토지사용가능시기를 지연하고서, 총 34필지 매수인들에게 부당하게 지연손해금과 재산세를 받은데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65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LH는 김포한강신도시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선분양 후조성 방식으로 이주자 택지와 생활대책용지를 공급하기로 하고, 2008년 12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부지조성공사 도중에 문화재 발굴 등이 지연됨에 따라 사업계획이 변경돼, 계약상의 토지사용가능시기도 1년 4개월간 지연됐다.

LH는 지연기간 동안에도 매매대금을 연체 중인 총 34필지 매수인들로부터 지연손해금 8억9000만원과 재산세 5800만원 등 총 9억4800만원을 받았다.

공정위는 판례와 당시 계약서를 토대로 “토지사용가능시기는 적어도 택지조성공사를 완료해 그 토지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기”라며, 토지사용가능시기가 지연되는 기간에는 토지사용가능시기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재산세 역시 토지를 사용할 수 없는 기간 동안에는 매수인들이 분양 받은 토지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그 토지들의 재산세를 LH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봤다.

따라서 LH가 계약상 의무인 토지사용가능시기를 이행하지도 않고 ‘토지사용가능시기 이후 지연손해금’ 또는 ‘재산세’를 그 매수인들에게 부담시킨 것은 “계약 이행과정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 조사결과 LH는 토지사용가능시기가 지연될 것임을 알았지만 매수인들에게 즉시 그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사용가능시기 지연 시 적용하는 내규 상 의무와 후속조치도 준수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같은 LH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상 거래상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제공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라며 제재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공기업의 계약서 내용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적용으로 인해 거래상대방이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해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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