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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 소비자 피해에 책임 안지는 갑질

공정위, 배달앱 불공정 약관 시정 결정

기사입력2021-08-18 15:17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소비자·음식업주와 체결하는 약관을 함께 심사해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주문 및 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 손해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정한 약관 조항이 약관법 위반으로 결론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소비자·음식업주와 체결하는 약관을 함께 심사해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는 2020년 6월말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횟수 기준으로 상위 3대 업체인 배달의민족(49.1%), 요기요(39.3%), 배달통(4.7%)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후 배달통이 올해 6월말 서비스를 종료해 최종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사결과 양대 사업자는 주문 및 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배달앱이 이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정한 조항을 약관에 두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것을 법 위반으로 보고 약관을 수정해 배달앱이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을 면제할 수 없게 했다고 밝혔다.

약관법에는 사업자의 고의·중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은 무효다. 또한 약관법에는 사업자의 경과실로 인한 법률상의 책임을 면책하는 것이 고객의 정당한 신뢰에 반해 부당하게 불리하다면 이 역시 면책될 수 없다는 조항도 있다.

또한, 공정위는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하는 소비자는 ‘음식의 주문’ 및 ‘주문한 음식의 배달’까지 계약의 내용에 포함시키며, 배달앱에 대금을 결제할 때에는 음식의 가격뿐만 아니라 배달비까지 포함시켜서 결제하게 된다”며, 약관 시정조치의 이유를 설명했다.

◇마음대로 계약해지에 게시물 일방적 삭제 조항까지=공정위는 배달업 사업자가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나, 사전에 동의를 받지 않은 단순 운영정책 위반을 이유로 소비자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약관도 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토록 했다.

약관법상 사업자에게 법이 정하지 않은 해제권을 부여하거나 또는 해제권의 행사 요건을 완화한 조항은 무효다. 배달앱 사업자에게 플랫폼 관리자로서의 관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그러한 권한을 무제한적으로 행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 사전에 예측가능한 특별한 사유가 없을 때, 계약해지에 앞서 사전에 통지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민법에 따라 보장해야 한다.

소비자의 리뷰를 예고없이 삭제할 수 있도록 한 약관도 시정 대상으로 꼽혔다. 게시물의 차단 등 임시조치는 즉시 취할 수 있도록 하되 삭제와 같은 영구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배달앱이 사전에 소비자에게 관련 내용을 통지하도록 했다.

이 약관 역시 마찬가지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므로 약관법상 무효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저작권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에서도 블라인드 등 임시조치는 사전통지 없이 가능하지만, 삭제와 같은 조치는 사전통지와 이의제기 등 절차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배달앱 측의 귀책으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의 방식과 액수 등을 ‘회사가 정한 바’에 따른다고 정한 조항도 삭제됐다.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은 약관법 상 무효다.

소비자가 배달앱을 탈퇴한 후 배달앱이 소비자의 게시물을 임의로 제3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고 정한 조항도 삭제됐다. 탈퇴한 소비자의 요청이 있으면 그에 따라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사전통지 없이 음식점주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사유를 적시하고 사전 통지절차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배달앱 사업자들은 8월 중 약관 변경을 소비자와 입점업주에게 공지하고, 8월말 또는 9월중에 변경 약관을 적용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관련 분야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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