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시장잠재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녹색 전환’이 전지구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기존 산업 생산을 위축시킬 수 있어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중국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표한 ‘중국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추진 및 영향 보고서’는 중국의 녹색 전환이 자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구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지만, 급격한 정책추진이 기존 산업과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소지도 상존해,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불가피한 중국=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각국의 경각심이 높아졌다. 미국이 1조7000억 달러의 그린인프라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유럽도 녹색세금 등 13개 그린정책을 제시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친환경 산업 투자수익률이 여타 부분을 크게 상회하는 등 그린금융이 활성화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탄소배출량이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에너지소비 중 석탄비중도 60%에 육박,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정부는 올해 3월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의 8개 목표 중 4개를 환경분야에 집중하면서, GDP당 에너지 소비와 CO₂배출량을 각각 13.5%, 18%씩 줄이기로 했다. 녹색투자 규모도 매년 GDP의 3%에 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정부 정책은 과거 경제규모 확대 우선 기조를 벗어나, 녹색산업 등 신산업이 발전하면서 자체 친환경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질적 성장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배터리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탄소절감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어 자체 공급망의 주요 생산업종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공급망과 에너지 구조 재편된다=이전에는 부품을 대만·일본 등으로부터 수입한 뒤 완제품을 조립해 수출했지만, 향후에는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경향이 첨단부품에서 녹색제품까지 파급될 전망이다.

에너지구조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며, 친환경 분야의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 향후 성장핵심인 소비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량은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현재의 추이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해당 부문 발전량의 글로벌 비중은 약 25%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2030년 49%로 예상돼 유럽 27%, 미국 14%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전망되며, 지난해 전기차 생산량도 5년 만에 7배 급증한 144만대를 기록했다.

이와같은 중국의 친환경 경제 전환정책은 환경 관련 협력으로 주요국과의 마찰을 완화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녹색성장이 유가 및 친환경 제품 가격하락 등을 가져와 주요국의 친환경 소비를 촉진시키는 효과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중국의 막대한 재생에너지 투자로 2010년~2018년 전세계 태양광 패널, 풍력터빈의 가격이 83%, 35% 각각 하락하기도 했다.

세계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중국의 탄소중립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면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이 기존 전망대비 0.25도 낮아질 것이며, 매년 약 50억토의 이산화탄소가 절감되면서 글로벌 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격차·기존산업 생산 저해 우려 있어=이에따른 우려도 있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전통기업의 생산과 고용이 위축되며 신용리스크가 가중될 뿐만 아니라 기존 남·북부 지역 간 격차도 커지면서 탈탄소화 구조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석탄산업 노동자 수가 전체 고용의 4% 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2017년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으로 용광로 가동률 및 시멘트·비철금속 생산 등이 타격을 받았다. 특히 중소 민간기업의 경우 고가의 미세먼지 저감 설비를 갖출 여력이 없어 국유기업보다 큰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친환경 성장기조가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여타 탄소 고배출국들의 참여와 글로벌 경제 구도 개선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환경 정책이 그간의 중국 성장을 지탱해왔던 기존 기업들의 심리 및 생산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무리한 추진이 단기적으로 성장목표와 상충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이미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금년 1월~6월 기업부도 규모는 104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해, 과다한 부채로 인한 신용리스크 확대가 친환경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중국과 거래하고 있는 우리기업의 경우 이와같은 중국내 기업 동향을 면밀히 살펴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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