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원활한 노동력 공급과 내국인 일자리 잠식 우려가 교차하는 뜨거운 감자다. 고용허가제 10년을 맞아 특히 고용허가제 하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이직) 권리를 놓고 논란이 재점화됐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자료를 내고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은 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의 권익보호를 함께 고려해 일정요건 하에서 허용하고 있으며, 내국인 일자리가 잠식되지 않으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특정 사업주의 근로계약을 전제로 비자가 발급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를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이직 제한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이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2004년 3년간 3회(근로자 귀책사유가 아닌 경우 1회 추가) ▲2009년 최초 3년간 3회, 연장기간 1년 10개월간 2회(귀책사유 아닌 경우 횟수 불포함) ▲2012년 ‘외국인 책임이 아닌 사유’ 대폭 확대 등 개선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이직자 수 규모도 2006년 1만8867건에서 지난해 5만3309건으로 3배 가까이 커졌다는 자료도 덧붙였다. 이 숫자는 전체 외국인 근로자 19만1637명의 27.8% 수준이다.

이에 앞서 14일자 한국일보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3년간 최대 3번만 이직이 허용돼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막는 제도”라며 비판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출국만기보험금의 지급시기를 ‘출국 후’로 변경하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정안이 발의돼 통과될 때까지 이주노동자나 관련 단체에게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퇴직금 액수도 축소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 단체들은 오히려 퇴직금 보장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최근 3년간 출국만기보험을 수령한 8만4171명중 불법체류한 경우가  2만954명으로 25%에 달해, 이들의 자발적인 귀국을 유인하기 위해 변경안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보험금을 보험회사가 지급해 미지급의 위험이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10월부터는 공항의 출국 심사대 통과후 노동자가 직접 수령하는 방법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허가제가 ‘불법체류 방지’라는 본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제도 시행 초기인 2004년 18만948명이던 불법체류자가 지난해말 18만747명으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지난해말 현재 불법체류자 중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사람(E9) 중 불법체류자는 3만8975명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머지는 사증면제 및 관광입국 등 노동 무관 입국자(10만7105명), 전문인력(E1~E7비자, 4262명), 유학생(2644명) 등이라는 것이다.

한편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고용허가제 10주년을 맞은 한국은 모범적인 이주 국가를 지향할 것” 이라는 논지의 기조연설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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